[오래된 이야기] 그리고 남겨진 것들.
그건 있잖니.
아주 오래전의 애기가 될거야.
아주 먼 이야기말야.
그럼, 그땐...... 아무것도 아닌 시간이 되어 버릴거야.
지금은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고마워요. 위로가 됐어요.
-作 : 노지혜 (이 길위에서 다시 널 만날 수 있을까 中에서)-
이제는 알 수 없다. 내가 왜 살아 있는지, 왜 사는지, 왜 살아야만 하는지 무엇도 알 수 없다.
너를 사랑했던 것은 까만 밤하늘의 별처럼 멀고도 먼 이야기, 여전히 너를 사랑한다고 믿는
내 마음 또한 오랜 습관이 빚어낸 착각일지도 모른다. 내생에 진정으로 열망한 모든 것들은
삶이라는 무한 반복의 알레고리 속에 묻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너를 사랑한 시간조차도.
“생각보다 빨리 깼네. 점심시간 다 지나고 깨면 어쩌나 했는데." 더없이 그리워했던 목소리,
익숙한 향기가 편안하게 코끝을 간질였다. ‘죽기 전에 선물 하나 받는 건가.’ J는 감은 눈을
뜨고 K를 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행여나 눈뜨면 그가 사라질까 감은 눈을 뜨지 못한다.
“우리 J 일어나기 싫구나?” 웃음기 서린 음성과 함께 부드러운 그의 손길이 자신의 이마를
쓰다듬고 나서야, 불안한 가슴을 진정시키며 슬며시 눈을 뜨는 J다. 우측으로는 건물전체가
하얀 색이라 ‘정신병원’이라는 별칭이 붙은 고등학교 건물이, 좌측으로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배드민턴 놀이에 한창인 낯익은 교복의 학생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야 한번 와보는구나.’
밀물처럼 밀려드는 현실감에 J의 코끝이 찡해졌을까. 문득 온몸의 감각이 깨어났다. 딱딱한
벤치에서 자신의 목을 받치는 K의 말랑말랑한 무릎과, 교정에서 들리는 학생들의 웃음소리,
제 머리 위에서, 금방이라도 눈 속으로 쏟아질 듯 푸른빛을 뿜어내는 나뭇잎의 흔들림까지.
J는 쏟아지는 눈물을 손등으로 슥 닦아낸 뒤, 정중앙으로 고개를 고정시켰다. ‘K가 맞구나.’
그녀가 다시 잠들었다고 생각한 것인지, 그는 책읽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J는 K의 옆얼굴을
훔치듯 바라봤다. 이내 J가 조심스레 손을 뻗어 그의 뺨을 어루만졌을까. 아무것도 모른 척
책에 눈길을 쏟던 K는 J가 손을 거두려는 순간 그 손을 끌어당겨서 제 손에 깍지를 끼웠다.
“J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 길을 걸으면서 소원을 빌면 뭐든 이루어진대. 우리 같이 가보자.”
‘아!’ 십년 전 어느 여름의 초입에도 K는 같은 말을 했었다. 여행일정은 넉 잡아 40일 즈음,
그 길 위에서 만난 이들은 누구나 친구가 된다고,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여행지 일 거라고,
우리가 서로에게 길이 되고 이정표가 되는 것처럼, 그 길이 우리의 꿈을 이루어 줄 거라고.
늘 그랬듯 K의 말이라면 무조건 ‘응’고개부터 끄덕이던 자신의 모습이 보이는 듯도 싶었다.
그때는 K와 한 약속이라면 뭐든 지킬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누군가가, 다른 사람도 아닌
K가 자신의 삶에서 사라질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 따위는 해본 적도, 할 수도 없었으니까.
‘40일 동안 손잡고 다니겠다.’며, 해맑게 웃던 K의 얼굴을 바로 그려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싫어. 그런 약속 같은 거. 시람 일이 어떻게 될 줄 알아서. 지킬 수 없을지도 모르잖아. ”
‘네가 내 옆에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하는 거야?’ J는 입술 끝에 걸린 끝말을 삼키면서,
다시 쏟아지는 눈물에 팔로 눈자위를 가린다. 그녀의 흐느낌이 K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는 조용히 책을 덮은 뒤, 흐느끼는 그녀를 일으켜 조심스럽게 자신의 어깨로 끌어당긴다.
“울지 마 J. 만약에, 아주 만약에 네가 내 곁에 살 수 없게 된대도 나는 약속을 지킬 거니까.
설사 네가 내 인생에서 사라져버린다고 해도, 그 길의 자갈을 밟는 순간순간 지금 내 곁의
너를 떠올리게 될 거야. 내 무릎을 베고 잠들었던 너, 너의 고른 숨소리, 이 순간의 눈부신
햇살과 그 보다 더 예쁘게 반짝거리는 네 눈물까지. 그리고 기도하겠지. ‘우리 J, 행복하게
살게 해주세요.‘하고. 내 옆이 아닌 건 많이 섭섭하겠지만 세상 어디서든 널 위해 기도할게.
그러니까 J, 그만 뚝해줘. 너 울면 무지 못생겨 보인단말이야. 난 예쁘게 기억하고 싶다고.“
“당장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십년 뒤를 어떻게 장담해? 넌 날 기억하지도 못할 걸.”
“넌 나를 기억하잖아.” 일순 오롯이 자신에게로 향하는 K의시선 앞에 J의 고개가 떨어진다.
“설마 다 알고 있는 거야? 내가 너한테 가려고 했던 거. 아니,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지금 보이는 네 모습이 꿈이라면, 숨이 끊어지기 전에 하늘에서 준 선물이라도 깨기 싫어.
나 그동안 너무 힘들었거든.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일을 겪는 동안 난 지쳐버렸어.“
"J, 이제 괜찮을 거야.“ 눈물이 그렁한 채로 힘겹게 말을 잇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던 K가
어린아이를 다루듯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열일곱 소녀가 세상을 향해 날을 세울 때,
그 시절의 열일곱 소년은 지금처럼 '괜찮아.‘하며, 머리를 쓰다듬어주곤 했다. 그 손길 앞에
거짓말처럼 순연해질 소녀의 마음을 꿰뚫어보기라도 한 것처럼. J의 눈가에 눈물이 솟았다.
‘지난 시간, 너를 잊을 수 없어서 힘들었다고, 너를 품은가슴으로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 아닌 사랑을 해야 하는 순간들이, 너와는 다른 듯 같은 이별을 맞고, 점점 황폐해지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 아프다 못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고. 누구도 사랑할 수 없거나,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할 앞날은 두렵지 않아도 서서히 시들어버릴 나를 견딜 수 없다고.‘
J는 그 말을 할 수가 없어서 그저 가슴을 두드리며 운다. 누군가는 부족한 것 하나 없이 사는
여자가 제 복에 겨워 늘어놓는 한심한 사랑타령쯤으로 치부할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먹고살
걱정이 없는 인간이 떠들어대는 배불러터진 푸념쯤으로 들릴 테니까. 하루하루 곧 바스러질
낙엽처럼 버티고 있는 자신의 메마른 가슴 따위는 결코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부모님조차
자신을 향해 되물으실 테니까. ‘대체 왜? 네가 부족한 게 뭐라고?’ J는 문득 헛웃음이 새었다.
“K, 난 말이야. 늘 그 말이 듣고 싶었던 것 같아. 사고가 나서 오랫동안 입원했을 때에도,
의사가 평생 후유증에 시달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진단을 내렸을 때에도, 다른 사람들하고
똑같이 살아보려고 기를 쓰고 물리치료를 받을 때도, 난 괜찮을 거라는 말을 듣고 싶었어.
약해빠진 소리 마라. 이런 것쯤은 살면서 겪는 시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강해져라,
이런 말이 아니라, 괜찮다고 조금 느려도, 많이 달라도, 괜찮다는 말 한미디가 듣고 싶었어.
그 말을 해주는 사람이 한명도 없어서 내가 말했어. 괜찮아. 괜찮을 거야. 넌 할 수 있어.
어쩌면 나를 강하게 만들려던 어른들 덕분에 내가 남들처럼 살게 됐을지도 몰라. 나 스스로
자신을 일으켜가면서,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그런데 말이야. 네가 어느 날 떠난 거,
거짓말처럼 내 곁에서 사라진 거, 그것까지는 괜찮을 수가 없었나봐. 내가 아무리 강해지고
기를 쓰고 단단해져도, 그럴수록 자꾸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어. 그리고 알았어. 단 한 번도,
내가 괜찮았던 적이 없었다는 걸. 네가 내 곁에서 떠난 그날부터, 쭉 아팠다는 걸 말이야.“
아닌 것처럼, 괜찮은 것처럼, 안쓰러운 듯 제 얼굴에 고정된 그의 시선에 가슴이 저릿했다.
말을 하지 않으면 울음이 터질 것 같아서, 말이라도 하지 않으면 매달리게 될 것만 같아서,
J는 먹기 싫은 밥을 한가득 입에 넣고 꼭꼭 씹어 삼키는 것처럼, 볼을 부풀려 웃음 짓는다.
“난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어. 아니, 괜찮다고 생각하고 싶었어. 너는 내 옆에 없더라도,
난 여전히 너를 사랑하고 그 사실은 영원히 변하지도, 변할 수도 없는 거라고 믿었으니까.
그런데 말이야 K, 살다보니까, 하루하루 그냥 ‘남들처럼만 살자.’며 일상에 묻히다 보니까,
어느 순간에는 내가 너를 사랑하는지, 우리가 사랑하긴 한 건지, 너라는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하기는 했던 건지, 도무지 모르겠더라. 언제지. 길을 걷다 바라본 하늘이 정말 파랬어.
그날따라 밥은 왜 그렇게 맛있던지. 너무 맛있어서 눈물이 막 나더라. 나 울면서도 먹었다.
K, 우습지 않아? 네가 내 곁에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혔었는데. 온몸이 저려서,
‘사람이 마음이 아파서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는데. 네 생각이 나면 아무것도 못했는데.
그런 나는 어디로 간 걸까?? 기꺼이 사랑하고 기쁘게 사랑받던 나는. 껍데기뿐인 것 같아.“
Title : 바람이.. Song By : 힐링프로젝트
쓸쓸한 바람 내 곁에 부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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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 들릴 듯 말듯 작은 한숨을 내쉰 K가 일호의 망설임도 없이 J를 제품에 당겨 안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네 옆에 있을 수 있을 때 널 많이 안아줄걸.’ K가 유난히 작고 사느랗게
감기는 J의 등을 몇 번이고 쓸어주었을까. 싸늘하게 멎었던 J의 심장이 고동치기 시작했다.
“J, 사람이 죽으면 몸에서 꼭 25그램이 빠져나간다는 이야기 들어봤니?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생각했어. 그 무게는 아마도, 그 사람의 일생에서 누군가를 사랑하던 마음이 아닐까.
육신의 무게에 비하면 하잘 것 없는 질량이지만, 그 사랑이 그의 영혼과 같아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고 그가 없는 세상에서도 행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을까. 그리고 언제나
그가 사랑하는 이들의 곁에 살지 않을까. 바람이나, 햇살, 혹은 은은한 꽃의 향기로 말이야.
만약 내 몸에서도 25그램이 빠져나갔다면 그건 네 영혼과 하나가 되었을 거야. J가 알거나,
혹은 모르더라도, J말처럼 무디어진 채 하루하루 살아나가는 것뿐이라고 해도, 나는 언제나
J와 같이 살고 있다는 거 알지? 그러니까 J, 부탁이야. 제발 너를 소중히 여겨. 꿈에서라도
너를 만나고 싶은 건 나도 마찬가지지만 이렇게 아픈 J를 보고 싶지는 않아. 다시 돌아가면
많이 웃고, 좀 더 행복하게, 내가 사랑하는 J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으로 살아. 부탁해.“
“K, 나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 초조하게 슴벅거리는 눈동자에 눈물을 넘치게 담은 채
자신의 어깨에 매달리는 J를 밀어내는 일은 K에게 있어 죽음의 공포를 대면하는 것 이상의
고통을 안겨주었다. K는 힘줄이 도드라질 만큼 J의 어깨를 붙들고 그녀의 눈동자를 찾았다.
“J, 나도 널 보내고 싶지 않아. 하지만 넌 살아야 해. 넌 아직 살아야할 날들이 남았으니까.
살고 싶지 않다는 거, 그만 쉬고 싶다는 것도 알아. 하지만 J, 이렇게 생각해주면 안될까??
네게 남은 시간은, 내가 마지막순간까지 간절히 네 곁에 살고 싶어 한 날들이라고 말이야.
그러니까 J, 내 몫까지 웃는 거야. 네가 행복해야 나도 편히 쉰다는 거 잊지 마. 알았지??“
“K, 그런 말이 어디 있어......” ‘이제 더 이상은 나 때문에 울지 말라고, 언젠가 우리가 다시
만나는 그날을 기다리겠다고, 그때는 지금처럼 너를 놓지 않겠다는 인사를 애써 삼킨 K가,
J의 젖은 볼을 어루만지며 부드러운 숨결을 그녀의 입술 위에 불어넣는다. 그 온기를 따라,
차갑게 굳어 있던 J의사지에 피가 돌기 시작했을까. 문득 K의 모습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J, 삶의 의미는 스스로 만드는 거야. 너와 산티아고 순례 길을 걷는 일이 나의 꿈이었고,
삶의 마지막순간, 고등학교 교정에서 나와 재회하는 것이 너의 꿈인 것처럼. 포기하지 마.
네가 살아가는 매순간 나를 기억해서 다시 날 찾은 것처럼, 살아있는 한 모든 건 계속 돼.
꿈이든, 사랑이든, 혹은 절망이나 아픔이라도 무의미한 건 없어. 그러니까 J, 사는 거야.“
희미한 K의 잔영을 향해 새끼손가락을 건 순간, 환하고 밝은 빛이 J의 눈에 시리게 스민다.
코마 상태에서 깨어 난지 3일,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119에 실려 온지 한 달 만에 다시 만난
세상은 여전히 제 것이 아닌 듯 낯설었다. J는 병실창가로 쏟아지는 햇살을 멍한 채 보다가
문득, 힘없는 다리를 차가운 병실바닥에 내려놓았다. 좀처럼 힘이 주어지지 않는 두 다리와
힘껏 밟고 서있어도 마치 뜬구름을 밟은 듯 미묘한 감각만 맴도는 발끝의 감촉이 어색했다.
J는 어린 아기가 첫 걸음마를 하는 것처럼 한발 한발 창가로 다가섰다. 자신이 처음 의식을
찾았을 때처럼 밝고, 환하고, 시린 빛이 창턱에 포근히 드리워져있었다. J는 자신도 모르게
떨리고 있는 손으로 창턱에 드리운 햇살을 쓰다듬었다. 초겨울로 접어든 날씨에도 불구하고
햇살이 머무른 자리는 거짓말처럼 따뜻했다. ‘그러니까 J, 사는 거야.’ 여전히 귓가에 쟁쟁한
K의 끝말이 온기와 함께 현실이 되어 J를 흔들었다. J는 햇살을 손에 쥔 채 환하게 웃어본다.
여전히 나는 알 수 없다. 내가 왜 살아있는지, 왜 사는지, 왜 살아야만 하는지. 그러나 삶의
의미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살아 있음으로 삶의 의미를 증명하려 한다. 내가 너를 사랑한 건
별처럼 먼 이야기일지라도 오늘 밤하늘에 떠있는 별은 내게 닿을 듯 가까우니, 여전히 너를
사랑한다고 믿는 내 마음이 오랜 습관에서 비롯된 착각이라 할지라도 회한은 없을 것이다.
내생을 다해 열망한 것들을 이룰 수는 없었으되, 그 열망이 끝나지는 않은 것처럼, 이 삶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널 사랑하는 내 마음처럼. 마치 한 번도 끝난 적이 없었던 것처럼.
질끈 묶은 머리, 추레한 추리닝차림으로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이런 글을 썼습니다.
글을 다 적고나서 문득 제 몰골을 보니 ‘픽’하고 웃음이 나네요. 이렇게 나를 방치해가면서,
‘나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걸까’하고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편한 게 좋거든요.
이불 속에서 온종일 뒹구는 것, TV를 틀어놓고 멍하니 앉아 있는 것, 아무것도 안하는 것.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게 제 꿈이라면 꿈인데 ‘그것만큼 어려운 건 없구나.’ 싶습니다.
거창한 이유나 사명, 혹은 대단한 꿈같은 게 없어도 아무런 갈등 없는 삶을 꿈꾸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깨어 채근해야 하는 것이 타고난 성향이라면 무시하고 싶었죠.
하지만 이젠,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처럼 살고 싶습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에 이유가 있다는 말처럼 살아있음으로 기꺼이 기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덧말 : 주말 저녁입니다. 걸음해주시는 모든 친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많이 행복하세요. ^^
-2013年 11월 24日 Pm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