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y's Life/느낌 그대로
[언젠가 우리] 꿈처럼 사라진다 해도.
Betty1983
2013. 12. 10. 02:15
그대는 어쩌면 처음부터 나의 행복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마주쳐도 그 흔한 안부조차 물을 수 없는 나와 당신.
우리가 우리라는 이름으로 나눌 수 있는 건 몇 마디의 어색한 인사 뿐.
그대는 어쩌면 나를 좋아한 것이 아닐지도 몰라.
그대가 내게 고백했던 무수한 삶의 이야기들은
어긋난 시간의 틈새로 잠시 새어나온 고단한 마음의 잔해일 뿐.
그대는 어쩌면 거짓말일지도 몰라.
우리에게, 아니 나와 당신 사이에서 일어났지만 일어나지 않았던 그 일들은,
하룻밤의 꿈보다 더 짧고 허무한 애써 꺼내볼 것도 없는 기억이라,
기억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조차 무의미한 순간의 신기루였을 거야.
그때의 우리는, 그래, 우리는 너무 지치고, 고단하고, 또 많이 슬펐으니까.
'나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야.'
그 한 문장 속에 융축 되어 있던 당신 삶의 무게를 아마도 나는 잊지 못하겠지만.
나는 그저 당신의 등을 토닥였고, 당신은 잠시 내게 기댔었지.
그 잠시의 온기, 잠깐의 위로를 위해 우리 서로를 스쳐갔던 거라고 생각하자.
잠시였지만 당신의 온기로 나는 따뜻했고,
더 없이 절실했을 잠깐의 위로로 당신은 제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거라고.
우리가 서로에게 아무것도 아닌 이 세상,
조금은 슬퍼도 이처럼 모두에게 평화롭지 않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