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y's Review/그 순간 그 노래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내가 남기고 싶은 단하나.

Betty1983 2015. 10. 25. 22:43

 

 

 

    Title :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Song By : 무한궤도 (신해철)

    

     흐린 창문 사이로 하얗게 별이 뜨던 그 교실
     나는 기억해요 내 소년시절에 파랗던 꿈을
     세상이 변해갈 때 같이 닮아가는 내 모습에
     때론 실망하며 때로는 변명도 해보았지만

     흐르는 시간속에서 질문은 지워지지 않네
     우린 그 무엇을 찾아 이 세상에 왔을까
     그 대답을 찾기위해 우리는 홀로 걸어가네

     세월이 흘러가고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 때
     누군가 그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나 지나간 세월에 후회는 없노라고

    

     그대여

 

     ♬ 간주 중 ♬

     

     흐르는 시간속에서 질문은 지워지지 않네
     우린 그 무엇을 찾아 이 세상에 왔을까
     그 대답을 찾기위해 우리는 홀로 걸어가네

     세월이 흘러가고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 때
     누군가 그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나 지나간 세월에 후회는 없노라고

     세월이 흘러가고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 때
     누군가 그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나 지나간 세월에 후회는 없노라고

 

 

 

 

 

 

내가 반드시 해결해야하는 평생의 숙원인 동시에,

결코 해결할 수 없을 단 하나의 문제 아닌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일 것이다..

모른 척, 아닌 척 잘 살다가도 지나가는 노래 하나에 온마음이 흔들려버리고 마는 나는.

 

비록 잠시였지만 그 시절의 내가 품었던 삶에 대한 기대와,

닿을 수 없는 것을 향한 열망과, 이제는 퇴색되어 형체조차도 알아볼 수 없는 간절한 소망을 다 내려놓고도,

 내가 그토록 바라던 대로 원하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일도 없는, 흡사 무기력증 환자 같은 평온을 얻었음에도,

나 자신을 향해 원론적인 질문을 던져야할 때가 오면 처음처럼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싶어지는 것이다.

 

나는 누구이고,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리하여 끝내 후회는 없을 것인지,

이 반복된 물음 앞에서 내가 살아있는 한 끝내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먹고, 자고 눈 뜨는 그 모든 일상 속에 점령된 채, 시체처럼 살고 있는 내가 혐오스럽기도 하다.

 

세상사가 다 그런 거라는 어른들의 말씀을 뼛속 깊이 이해하는 내가 싫어서,

이제는 무엇인지도 모를 것들이지만 그것들을 버리고 끝내 살아남은 나를 받아들이고 싶지가 않아서,

모르던 노래도 아닌 노래 한곡에 뭉클하고 울컥해져서 잠시 멍하다 내내 잠들어버렸던 것 같다.

 

22살에 이곡을 썼다는 신해철은,

그의 인생 끝 무렵쯤에 이르러 모든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은 듯 마냥 행복해보였는데,

나는 언제쯤이면 이 지리하고 지난한 난제로부터 해방되어 행복한 평온을 얻을지.

 

나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고,

그런 까닭으로 이유를 알 수 없는 허기와, 가시지 않는 한기와, 메우지 못할 공허를 끌어안고 살지도 모르지만,

그 모든 이유들에도 불구하고 나 스스로에게 바라고 또 바란다.

 

내가 세상의 가치에 부합하는 인간이 될 수 없을지라도 그 소리에 귀기울여 그것이 지닌 힘을 간과하지 말기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오면 내가 믿는 가치를 져버리지 않는 용기를 갖게 되기를,

그 선택의 끝에 맞이할 생(生)의 마지막 순간, 부디 지나간 세월에 아무런 후회도 남아있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