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가를 울리다] 이제, "정말" 지나가버린 이야기.
Title : 정말 Song By : 송중기 사랑했었잖아 정말 이제는 떠나자 다시 |
심장이 멎은 것처럼 차갑게, 영혼이 없는 것처럼 무감각하게,
내가 숨을 쉬는지, 깨어있기는 한 건지, 그 어떤 의식도 없이, 일정한 프로그램이 입력된 기계처럼 살게 되기를 소망했다.
극세사 같은 감성과 보이는 것 너머를 보려하는 어쩔 수 없는 시선을 타고난 내가 더는 나 스스로에게 휘둘리지 않기를,
설명할 길이 없는 감정기복과 나조차도 감당이 안 되는 나로부터 철저하게 눈 돌릴 수 있다면 차라리 편할 거라 생각했다.
나는 어쩌면 그처럼 잔인하게, 그토록 끔찍하게 나를 도려내서라도 끝내 살아남고자 발버둥친 것인지도 모르겠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기어이 나는 살아남았지만,
그 대가로 내 삶의 눈부시던 시간과, 말랑하던 가슴과 그토록 바라마지 않았던 온전한 행복을 생(生)에게 지불해야 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내가 기꺼운 마음으로 치뤘던 대가들이 나와 내 주변에 고요한 평안을 선서해주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다행히도 더 이상 이 생(生)에 무언가를 기대하지 않고,
한때 삶을 향해 세웠던 날을 거두자, 내게 찾아오는 시간은 놀랍도록 관대하고, 한결같이 고요하며, 또 가끔은 쓸쓸하다.
이제 더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내내 그럴 것 같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면 당신은 나를 이상하게 생각할까.
나는 다만, 내가 힘들고, 내가 피곤하고, 내가 지칠 따름이라서 누군가가 이해하거나 혹은 오해하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이처럼 무미건조해져버린 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가슴이 울렁거릴 때,
내 손으로 버린 내가 뚜벅뚜벅 나를 향해 걸어올 때면, 시궁창에 박아버린 심장이나마 쿵쿵대며 제 존재를 알리는 것이다.
'아, 나도 한때는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하던 사람이었구나. 가슴이 들끓어서 잠들지 못하던 밤이 내게도 있었겠구나.'
바보 같이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서,
비를 맞아도, 눈 속을 걸어도, 다시 또 살아도 결국 너일 수밖에 없는, 어리석을 만큼 절대적인 운명을 꿈꿨었구나.
이제는 지나가버린, 다시 돌아오지도, 돌아올 수도 없는 나를 담담히 회상하며 이 노래로 따뜻한 위안을 얻는다.
'사랑하는 이를 통해 이 노래를 듣게 될지도 모르는 누군가는 참 행복하겠구나.' 가만히 미소 지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