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엉망진창] 어쩌면 여전히 뒤죽박죽.
지난 주말 내내 극심한 두통에 시달렸다.
좀처럼 낫지 않는 위장과, 떨어질 줄 모르는 감기와(술 대신 커피를 들이부으며)빈속인 시간이 대부분인 내 몸이,
극한의 아르바이트를 거치면서 본인의 한계를 절실히 자각했는지 작정하고 주인인 내게 시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커피 좀 작작 쳐 마시고, 밥 좀 제때 먹어라. 그리고 너는 모르는 모양인데 스트레스 좀 받지 마. 나도 좀 살자!')
두통이 시작되면 눈도 뜨지 못하는 것이 기본이라 작정하고 잠만 잤는데,
단 음식이라도 먹으면 좀 나아질까 싶어 과일을 먹은 것이 외려 화근이었는지 몇 시간 만에 자동으로 구토를 하고 말았다.
(한의사의 전언에 따르면 '장시간의 두통으로 높아진 뇌압을 낮추기 위한 정상적인 반응'이라는데 처음이라서 좀 놀랐다.)
"죽을병 아니 예요? 보험금 청구해야 되는데 위내시경, 대장시경 받을까요? 너무 아파서 사는 게 사는 게 아니 예요."
진담 100%인 웃음 섞인 내 말에 그 나이에 무슨 내시경이냐, 안 받아도 된다, 식사 제때 하고 스트레스 받지 말란다.
(실기시험도 패스했고, 당장 다른 공부를 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나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까지 스트레스를 받고 있나.)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밥이 먹고 싶어야 말이지.
지난 1년 내가 얼마나 너덜거리는 마음으로 살았는데 살아있는 것도 용한 지경에 뭐 그리 바라는 게 많은지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사는 것 같지 않게,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을 만큼 부대끼니 수습해야지 싶다. 도망이라도 가면 나을까.
(인생이 엿 같다는 표현을 이럴 때 쓰는 것인지, 낙이라고는 0.001%도 없는 피곤하고 지긋지긋한 내 삶은 언제 끝날지.)
제발, 고통스럽지 않게 죽게 해주세요.
다 포기했는데, 고귀한 사랑도, 예쁜 마음도, 행복해지는 것도 다 접었는데 그건 들어주실 수 있잖아요. 그것도 안 돼요?
저 투병하면 옆에 있어줄 사람도 없는데 혼자 끙끙 앓다 죽기는 싫어요. 마지막까지 그게 뭐예요. 그건 정말 아니잖아요.
내가 뭐 그리 큰 걸 바랬나, 내가 뭐 대단한 걸 욕심냈다고 이것도 안 되나 울컥한다. 푸른 하늘마저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