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식아 난 가끔 상상해.
네가 우연히라도 내 글을 보게 되는 그날을.
싸이월드나 트위터 미투데이 따위는 애시당초 키우지 않는데다,
그나마 가입해 놓은 메신저도 잘 접속하지 않는
첨단의 시대에 도대체 충실할 줄 모르는 나란 인간이,
혹시라도 정말 혹시라도,
네가 내 글을 읽게 되는 어메이징한 순간이 오지 않을까.
몇 번을 읽어도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너의 글들.
'우라질 뭘 이렇게 대책 없이 꼬아 놓은 거야. 그래 너 잘났다. 뿡이다 인간아.'
가끔은 내 입을 삐죽거리게 만들고,
때로는 한없이 나를 감탄시키는 너의 단어 조합들.
그런 글자들을 적어내는 네가 스치듯 읽은 내 글에 '멈칫'하는 거지.
출중한 필력도,
단번에 빨려들어가는 흡입력 있는 시놉도,
재기발랄하고 치밀하게 시류를 타는 트랜디함 같은 것은,
안구를 몇 백 번 깜빡대도 나오지 않을 것 같은데,
그냥 글줄을 따라가는 네 마음을 멈출 수 없는 그런 거 있잖아.
그러는 와중에도 내 문장의 허점들이 네 눈에 집혀서,
근데 그냥 무시하기는 너무나 반짝거려서,
'젠장'하면서도 너도 모르게 내 글자들을 읽게 되었으면 좋겠어.
아마도 우리는 만날 일이 없겠지만,
배우 유아인도, 인간 엄홍식도,
내겐 깐따삐아 별에서 날아오는 소식통처럼 멀고 먼 이야기지만,
그래도 내가 사랑하는 재신이,
한때의 너이기도 했던 재신이가 그렇게 너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렇게 '사람' 엄홍식에게
'사람' 박정윤이란 존재가 각인 된다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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