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전생이라는 것이 정말 존재해서 그 속에 살았던 '나'라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을 갖고자 했거나, 혹은 갖고 살았는지도 모르겠다고.
그것이 소중한 사람이거나, 혹은 귀한 물건이거나,
그것의 중(重)함을 인지하지 못한 채, 철부지처럼 흘려보낸 것은 아닐까.
그런 까닭으로 지금의 내가 다시 살고 있는 이생에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거나, 나라는 사람에게 있어 정말로 귀한 '무언가'는,
죽었다 깨어나도 가질 수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어쩌면 과한 생각이 만들어낸 망상일지도 모르지만.
나 스스로 마음을 다하고 가감 없이 진심을 보이며 더 없이 진솔했어도,
한겨울 폭설에 힘없이 꺾이는 나무 가지처럼,
이연(異聯)이라는 완력에 눌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사람을 볼 때면,
이런 방식으로 밖에는 받아들일 길이 없어져 버리는 까닭이다.
내 탓, 네 탓, 남의 탓, 어리 숙한 탓을 하며 누군가를 원망할 때도 지난 나이,
누구에게도 의미를 두지 말라던 어른의 말씀을 사무치게 떠올리며,
누구에게도 의미가 없는 삶은 얼마나 편하고, 얼마나 삭막할까 생각하다가,
'사는 게 다 그렇다.'는, 내 깜냥으로 아직은 이해할 수 없는 위로를 상기한다.
아직은 현명하지 못한 내가 현명해지는 그날, 당신이 내게 와주기를 기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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