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강 作 : 김완수
흐르다 흐르다 지쳐버리면 때로는 멈추고 싶은 것을 멈춰버리고 싶은 마음까지를 밀고 가을 강은 흐른다.
우리 살아가는 동안
이유도 없는 설움이 터져 타는 듯 붉은 가을 강가에 앉아보면 누구의 잘못도 아니란 걸 조금은 알 것도 같다. |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
우리의 삶은 이 얼마나 고단한가요.
우리 함께 나눌 수 있는 말 보다, 차마 할 수 없는 말들이 그처럼 많고 많은 까닭으로,
아래로 아래로 침잠한 무수한 단어들은 끝내 눈물이 되겠지요.
내가 미처 헤아리지 못했을 당신의 아픔과 차마 닦아주지 못했던 눈물이,
'내가 위로할 수 없는 곳에서 당신을 울게 할까.' 나는 그것이 저어 될 뿐입니다.
당신께서는 '내가 홀로 눈물흘릴까.' 그것을 염려하셨지만,
무엇도 묻지 않는 와중에도 당신을 떠올리는 나는,
환하디 환한 오늘의 햇살이 당신을 서럽게 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아니, 이리도 밝은 날은 한 번쯤 설움이 복받쳐도 좋겠지요.
나는 소리 없이 눈물을 쏟을 당신의 손에 다만, 이 마음 한 조각 쥐어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이 어리석게 반복된 과오였거나, 돌이킬 수 없을 치명적인 실수라고 할지라도,
나 감히, '그 무엇도 당신의 잘못은 아니리라' 말씀드리고도 싶습니다.
오로지 나를 탓하며 울던 언젠가의 나, 모든 잘못을 제게로 돌리던 그때의 내가,
간절히도 목말라했던 그 말.
서럽게 울고 난 뒤에야, '누구의 잘못도 아니리라' 아프게 깨달아지던 그 말을,
귀하디 귀한 나의 당신께 드립니다.
당신, 부디 흐르는 강물처럼 평온하고 찬란한 햇살처럼 행복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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