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y's Review/시(詩)의속삭임

[시(詩)가 말을 걸다] 당신, 부디 흐르는 강물처럼.

Betty1983 2014. 6. 4. 12:39

 

 

 

                                                                  

  

 가을강     作 : 김완수

 

 흐르다 흐르다 지쳐버리면

 때로는 멈추고 싶은 것을

 멈춰버리고 싶은 마음까지를 밀고

 가을 강은 흐른다.

 

우리 살아가는 동안

 

이유도 없는 설움이 터져

타는 듯 붉은 가을 강가에 앉아보면

누구의 잘못도 아니란 걸

조금은 알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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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 

우리의 삶은 이 얼마나 고단한가요.

 

우리 함께 나눌 수 있는 말 보다, 차마 할 수 없는 말들이 그처럼 많고 많은 까닭으로,

아래로 아래로 침잠한 무수한 단어들은 끝내 눈물이 되겠지요.

 

내가 미처 헤아리지 못했을 당신의 아픔과 차마 닦아주지 못했던 눈물이,

'내가 위로할 수 없는 곳에서 당신을 울게 할까.' 나는 그것이 저어 될 뿐입니다.

 

당신께서는 '내가 홀로 눈물흘릴까.' 그것을 염려하셨지만, 

무엇도 묻지 않는 와중에도 당신을 떠올리는 나는,

환하디 환한 오늘의 햇살이 당신을 서럽게 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아니, 이리도 밝은 날은 한 번쯤 설움이 복받쳐도 좋겠지요.

 

나는 소리 없이 눈물을 쏟을 당신의 손에  다만, 이 마음 한 조각 쥐어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이 어리석게 반복된 과오였거나, 돌이킬 수 없을 치명적인 실수라고 할지라도,

나 감히, '그 무엇도 당신의 잘못은 아니리라' 말씀드리고도 싶습니다.

 

오로지 나를 탓하며 울던 언젠가의 나, 모든 잘못을 제게로 돌리던 그때의 내가,

간절히도 목말라했던 그 말.

서럽게 울고 난 뒤에야, '누구의 잘못도 아니리라' 아프게 깨달아지던 그 말을,

귀하디 귀한 나의 당신께 드립니다.

 

 

당신, 부디 흐르는 강물처럼 평온하고 찬란한 햇살처럼 행복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