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은 필사적으로 남기고 나쁜 것은 절대적으로 지워라. 좋은 것들만 남아서 점점 더 좋아질 것이다. -박주영- |
나는 지극히 평범하게, 소리도 없이, 아니, 죽은 듯이 살고 싶을 뿐이지만 종일 앓은 오늘 같은 날은 이런 생각을 해.
다 필요없으니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더 많은 돈을 벌어서 내가 원하는 일이나 하면서 살고 싶다고 말이야.
나는 단지, 내가 아플 때 써야하는 병원비, 혹은 영양제나 비타민 주사를 맞는 비용을 두고 고민하고 싶지 않고,
운동으로도 달래지지 않는 몸의 통증을 줄이기 위해 받는 타이마사지 비용을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싶지 않아.
평소와 달리 몸이 쳐져있는 너에게 맛있는 저녁을 몇 번쯤 사는 일에 금전을 앞세우기 싫고,
일년에 한 두 번쯤 나를 위해서 호텔 패키지를 이용하거나, 여행을 떠나는 이벤트에 돈을 이유로 망설이는 건 더 싫어.
힘들게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은 절대로 돈의 힘을, 그것의 가치를, 가난이 진저리나게 싫은 이 마음을 이해 못하겠지.
그래, 나는 가난이 싫어.
돈의 노예라는 괴물은 많은 부를 거머쥔 이가 오직 그것만을 쫓을 때도 찾아오지만, 절대적으로 궁핍할 때도 나타나니까.
나는 다 쓰고 죽지도 못할 정도의 부를 원하지는 않지만, 돈이 없어서 나의 삶이 구애를 받는다면 견딜 수 없을거야.
그것은 단 한 번, 그 한 번의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차고 넘치니, 나는 그 빈한했던 시간들을 절대적으로 지워버릴래.
돈을 쫓는 괴물이 되기도 싫지만, 돈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안달하고, 불안해하며 쫓기듯 사는 건 더 싫어.
나는 가진 것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이제는 차비를 걱정하며 살아야하는 누군가가 되지도 않을 거고,
5년 뒤쯤 너와 가기로 한 알레스카 여행의 경비를 걱정하다 그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도 않을 거야.
나는 동반자라는 이와 빈곤에 시달리느니, 홀로 풍족하게 살면서 어제처럼 너와 함께 벚꽃이 핀 길을 산책할래.
나는 나 밖에 몰라. 누가 뭐래도 나 밖에 모르고 살 거야.
내가 나 밖에 모르고 산다는 건 나와 다름없는 너만 알고 사는 일이기도 하니까 그거면 다 족하고, 다 좋을 거야.
내가 절대적으로 잊을 것은 빈한했던 한때, 필사적으로 남길 좋은 무엇은 오직 너 하나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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