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멀어지다 Song By : Nell 어떻게 하죠 어떻게 하죠 어쩌면 우린
어떻게 하죠 어쩌면 우린 어쩌면 우린 어쩌면 우린 아마도 우린 |
일을 하다가도 수시로 멍해져서 정신을 놓는 일이 잦다.
어디까지 업무를 진행했고, 당장 급한 것은 무엇이며, 남은 일은 어떤 것인지에 따라 컴퓨터처럼 움직이던 내가,
불과 몇초 전에 주고 받은 통화의 내용이나, 방금 들춘 일계표에서 무엇을 확인하려 했는지조차 잊는 것이다.
'칼날이니 조심해야지.' 생각하기 바쁘게 손가락을 베이는 것에서부터,
거리를 걷거나, 전철을 타고 내리는 일상생활도 몸에 베인 습관대로 무의식 중에 움직일 뿐 멍하기 짝이 없다.
(다행한 사실은 손가락을 자를지언정 업무 실수는 없다는 점인데 그마저도 두통이 엄습하면 감당이 안된다.)
어느 누구에게 속시원히 말해볼 수도 없다.
막말로 '개새끼한테 물렸다거나, 뒤통수를 맞았다거나, 그렇게 될줄 몰랐냐.'는 번연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 뻔히 보여서,
(많이 순화해도) 몇 번이나 봤다고, 그게 뭐 별일이라고, 고작 그런 인사 탓에 마음을 앓느냐'는 소리가 들릴 것 같아서,
'그래, 당신에게 나는 술김에 자랑스럽게 곱씹을 안주거리쯤 되겠구나.'라는 가차없는 결론을 내놓게 될까봐 겁이 난다.
내 마음을 그다지도 가볍게 치부한 사람에게 나를 걸었던 것이라면, 나는 결코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으니까.
설령, '6시간이면 사람이 모두 정리된다'말하던 당신에게 지금의 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해도,
(바보 같은 생각이라도)'내 사람'이었던 당신을 세상이라는 도마 위, 편견이라는 칼날 아래 놓아두고 싶지도 않다.
그리고 '내 마음이 얼마나 깊은 줄 알았다면 그리 쉽게 이별을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자꾸 슬퍼진다.
당신 생일 날, '갖고 싶은 것을 하나라도 샀으면 좋겠어요.'라는 말과 함께 주려던 선물은 규슈여행 경비가 되고,
당신을 만나면 건네려던 소소한 물건들은 주인을 잃은 채 버려지고, 당신을 위해 배우던 영어는 그 의미를 잃었다고,
당신을 생각하며 써내려간 편지들은 휴지조각이 되어 사라지고, 이 마음은 산산이 부서져 흔적도 찾을 수가 없노라고,
그런데도, 이지경인데도 '피로가 누적 되어 힘겨워 하던 당신은 병원에 갔을까.'하는 걱정이 앞서드니 미친 것 같다고.
그래도 버려진 이는 당신이 아닌 나라서, 당신은 이 아픔을 끝내 모를 것이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Betty's Review > 그 순간 그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귓가를 울리다] "Right Here Wating" (0) | 2017.05.11 |
---|---|
[귓가를 울리다] 그대를 위한 "상사화" (0) | 2017.05.04 |
[귓가를 울리다] 어쩌면, 늦어버린 이야기. (0) | 2016.08.26 |
[귓가를 울리다] My "Big Mini World." (0) | 2016.07.02 |
[귓가를 울리다] 당신만 모르는 이야기. (0) | 2016.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