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다음 헤피데이님의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블로그 배경 음악을 플레이 해주세요. 첫 곡이 글에 삽입 된 곡입니다.
가끔은 나를 떠나간 당신의 어깨에 기대어,
하염없이 울고 싶은 날이 있다.
흔해빠진 세상의 이유들은 모두 버리고,
그저 당신의 온기에 기대어,
영영 깨지 않을 깊은 잠에 들고 싶을 때가.
-Betty : 無題-
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된장찌개의 구수한 향과 귓가에 닿는 규칙적인 칼질 소리가
잠든 지용을 뒤척이게 했다. ‘으음.’ 돌을 매달아놓은 듯 천근만근이 몸뚱이, 당장 냉동실에
박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두통이 이는 머리를 부여잡고 비척비척 주방으로 향했을까. “아!!”
세상 어디에서나 단박에 알아볼 것만 같은 동그맣고 포근한 뒷모습이 지용의 탄성을 불렀다
지용이 숨소리를 죽이고 깨끔 발로 살금살금 다가섰을까. “엄한 짓하지 말고 식탁에 앉아.”
떡볶이가 가득 든 프라이팬을 손에 쥐고 저보다 한 박자 빨리 식탁으로 이동하는 형돈이다.
“알아도 좀 속아주면 안 돼요? 자다 깼는데 형이 있어서 얼마나 놀랐게요. 난 좋아죽겠는데
형은 퉁명스럽게 굴기만 하고. 나 아프단 말 이예요. 아 예쁘다 해줘요. 그래야 빨리 나아.“
“아 예쁘다는 무슨 얼어 죽을. 제 몸 하나 건사 못하고 골골거리는 녀석 어디가 예쁘다고??
돌팔이 처방 읊지 말고 앉아서 이거나 먹어. 뭐라도 들어가야 감기약을 씹든 삼키든 하지.“
“와! 형 진짜 떡볶이 한 거예요? 결국 이렇게 해줄 거, 밥이나 먹으라고 구박까지 해대고.”
“그럼 구박하지 안하냐? 감기약이 얼마나 독한데 밥은 싫다면서 떡볶이? 아기도 아니고.”
입술 한쪽을 부드럽게 끌어올린 지용이 접시에 놓인 떡볶이를 한입 베어 문다. “맛있어요.”
엄마 몰래 불량식품을 맛보는 아이처럼 눈을 빛내며 떡볶이를 오물거리는 모양이 영락없는
유치원생 같아서 형돈은 절로 웃음이 새었다. “누가 너더러 월드스타래? 딱 월드꼬맹인데.”
“그러게요” 해맑게 웃던 지용이 문득 포크를 내려놓고 탁자에 놓인 그의 손을 살짝 쥐었다.
“형, 그거 알아요? 형 옆에 있을 때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내가 된다는 거. 한 그룹의 리더,
무수한 팬들이 바라기 하는 스타, 누군가의 아들, 혹은 동생 이런 거 다 떼고 그냥 나예요.
아픈데 다른 사람들이 걱정할 까봐 애써 감출 필요도 없고, 밥 대신 떡볶이가 먹고 싶다고
투정도 부릴 수 있는. 내가 어떤 모습이라도 형은, 형만은 날 좋아해 줄 거라고 믿으니까.“
나직한 지용의 고백이 형돈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스타,
국가와 인종은 물론이고 성별마저 초월해서 사랑 받는 별 중에 별인 이 아이가 제 얼굴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대상이 고작 자신이라는 것이,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떡볶이
한 그릇에 세상을 다가진 듯 행복해하는 아이라는 것이 자꾸만 형돈의 가슴을 아리게 했다.
“우리 지용이, 예쁜 지용이, 사랑하는 내 지용이 많이 먹고 얼른 나아라.” 그는 무심한 척
한손을 뻗어 지용의 머리칼을 마구 흩트린다. “와! 형, 방금 뭐라고 했어요? 다시 해줘요.”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 된장찌개에 밥 먹고, 약 먹고 한숨 자고 일어나면 또 해줄게.”
형돈이 제시한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입을 삐죽 내민 지용이 포크를 놓고 일어선다.
Title : Love You Song By : 김우주
알아 고단했던 너의 하루 나의 품에 안겨 편히 쉴 수 있도록 따뜻하게 안아줄게
쌓여가는 많은 추억도 함께 있는 지금 오늘도 I Love You I Love You
I Love You
I Lov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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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권지용! 제대로 먹지도 않고 일어나면 어떡해? 당장 이리 안와? 이거마저 먹어야지!”
“싫어. 안 먹을 거예요. 나 예뻐하지도 않으면서 관심 있는 척하지 마요. 밥을 먹든 말든!!”
‘아이고 두야. 내가 애를 하나 더 키우지’ 대꾸도 없이 소파위에 몸을 구기듯 누이는 지용의
모습을 기가 찬 표정으로 바라보던 그가 ‘내가졌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지용에게 다가간다.
“형 말은 그게 아니잖아. 밥 먹자고. 너 아프지 말라고 그러는 거잖아. 내 마음 모르겠어?”
“몰라요. 표현을 안 하는데 어떻게 알아요?” 다시 입을 삐쭉 내밀고 모로 돌아눕는 모양이
투정부리는 아기 같아서 자꾸만 웃음이 났다. 형돈은 지용의 곁에 앉아 머리를 쓰다듬는다.
“지용아, 형은, 난 너를 사랑하지만, 널 절대로 놓을 수 없다고 생각도 하지만, 그래도 네가
나 때문에 다치는 일이 생기고 죽을 것처럼 아파지면 그때는 너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로 인해 네가 상처받는다면, 내가 가진 것들이 너를 지키지 못하고 네게 생채기를 낸다면
그걸 다 버려도 결국은 너를 지킬 수 없을 것 같으면 나 혼자 나락으로 떨어지고 끝내려고.
그런데 지금 생각이 바뀌었어. 네 모습을 온전히 내보일 수 있는 사람이 나뿐이라는데 내가
어떻게 널 보내겠니. 나 많이 부족한 사람이야. 너한테 내 맘 표현하는 것도 아직 어색하고.
그래도, 이런 나라도 괜찮다면 너를 사랑할게. 답 없는 현실이 나를 옥죄어 숨이 막혀 와도
널 사랑하는 마음, 이 마음만은 지킬게. 그러니까 사랑하고 사랑하는 권지용. 삐지지 마라.“
“형......” 소파에서 일어나 앉은 지용이 무작정 그의 목을 끌어당겨 매달리듯 품에 안겼다.
“형, 나한테 이렇게 대놓고 사랑한다고 말해준거 처음인 거 알아요? 매번 어깃장만 놓더니.
그냥 나는 내가 형을 더 사랑하는 줄 알았어요. 나만 표현하는 것 같아서 서운하기도 했고.
하지만 그래도 괜찮았는데. 내가 더 좋아하니까, 내가 형 사랑하니까 아무래도 좋았었는데,
이렇게 들으니까 가슴이 막 터질 것 같아요. 솔직히 믿어지지가 않아. 정말 나 사랑해요??“
“자식이! 넌 속고만 살았냐? 대패로 밀어도 시원치 않을 만큼 닭살 돋아가면서 고백했더니,
또 물어보고 자빠졌어. 리 플레이는 없으니까 그만 조르고 자라. 아프니까 무지 질척대네.“
“그러게요. 아프니까 좋은 것도 있네. 이렇게 질척대도 형이 다 받아주고. 자주 아파야지.”
“이게! 누구 애타 죽는 꼴 봐야 정신 차리지. 안 그래도 종이인형처럼 말라가지고 아프긴!”
“형, 그럼 나 소원 하나만 들어줄래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들어주면 나을게요.”
“또 무슨 기함할 일을 시키려고.” 형돈이 뭐라고 하거나 말거나 자신의 손으로 그의 머리를
지그시 내리눌러 끄덕거리는 모양을 취하게 한 지용이 제 방에서 작은 상자를 갖고 나온다.
“열어 봐요." 지용의 눈웃음이 범상치 않아 내심 망설이면서도 그는 조심스레 뚜껑을 연다.
자그마한 상자 안에는 파스와 돌 반지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권지용 너, 이게 무슨......”
얼마 전에 형수님 팔 아팠다면서요. 아가들은 돌이었고. 삼촌이 주는 선물이라고 애기해요.
내가 예전에 말했었죠? 어떻게 하면 형도 나도 그 누구도 안 다치고 우리가 함께 걸어갈지,
내가 어떻게 해야 형이 안심하고 마음껏 나를 사랑할 수 있을지 머리 터지게 생각 중이라고
이게 내 결론 이예요. 형수님하고도 형이 낳은 아가들하고도 친해지는 거요. 나 똘똘하죠?“
지용의 말을 듣던 형돈이 아연한 표정을 지었다 ‘누구랑 친해져?’ 그는 당최 생각의 갈피를
잡을 길을 몰라 상자를 ‘탁’ 소리 나게 내려놓고 지용의 눈을 피했다. ‘대체 무슨 생각이야.’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자리에서 일어난 형돈이 거실을 서성였을까. 지용이 팔을 잡아끌었다.
“내가 사랑과 전쟁이라도 찍을까 봐요? 그런 거 아니 예요. 말 했잖아요. 형 지켜준다고.”
“권지용! 네가 무슨 말하고 있는지 알고는 있는 거냐? 내 뒤에 숨어도 모자랄 판국에 너를
드러낸다고? 그것도 내 마누라한테? 정신 차려 인마. 우리는 사랑하니까 타당하다고 쳐도,
그 사람은 이해 못해. 이해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잘못하면 네가 겨눈 검에 네가 다쳐.
네 검의 날이 무디다고 상대방도 그런 건 아니니까. 차라리 다 까고 내가 너한테 오고말지.
그럼 최소한 네가 다치는 건 막을 수 있을 테니까. 내가 다 알아서할 테니까 가만히 있어.“
“형! 내 마음을 왜 이렇게 몰라줘요? 난 형이 형수님 눈치보고 아이들한테 죄책감 느끼면서
나 보는 거 싫어요. 우리가 하루 이틀 사람들 눈 피해서 적당히 만나다가 헤어질 사이예요?
그런 거 아니잖아요. 그러면 적어도 나보러 올 때 형 마음이 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요.
형수님이 나 예뻐하면 형이 나 보러 나온다고 해도 흔쾌히 보내주시겠죠. 숨기고, 감추다가
어느 날 형 마음 들켜버리면, 그러면, 정말 모두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상처 받을 거예요.
그걸 보는 형 마음은 만신창이가 되겠죠. 나더러 그 꼴을 지켜만 보라는 거예요? 그러느니
내가 먼저 움직일래요. 우리 마음 솔직히 밝힐 수는 없어도 서로서로 잘 지낼 수는 있잖아.
내가 형 빼앗겠다는 것도 아니고, 도망가겠다는 것도 아니고 얼굴만 보게 해달라는 거예요.
날 사랑한다는 이유로 형이 주변에 비겁한사람 되는 거 싫어요. 이것도 내 욕심인 거예요?“
“너란 애는 도대체......” 형돈은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지용을 그러안았다. 차오르는 눈물,
시큰거리는 콧날만큼이나 가슴 한편이 찢어질 듯 아파 와서 숨조차 가빠왔다. “넌 왜......”
가만히 들썩이는 자신의 어깨를 가만가만 쓸어주는 지용의 손길이 따뜻해서 다시 울컥한다.
“안 그래도 너한테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마음이 아파죽겠는데 넌 어디까지 하려고 그래.
네 마음 어디까지 내놓으려고 그래. 이렇게 못난 나한테 왜 자꾸 네 마음 전부를 내주는데!
도대체 왜 그래 바보야! 그러다 네가 다치면 어쩌려고. 네가 더 아프면 어쩌려고 그러는데!“
“아가들 돌잔치 때 울었다는 형 기사 읽으면서 생각했어요. 형 주변사람들이 형에게 그토록
소중하다면 그건 나한테도 마찬가지라고. 형을 사랑하기 시작했을 때, 이미 난 형의 전부를
사랑했어요. 그게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니까. 형만 내 옆에 있으면, 난 아무래도 괜찮아요.“
“그래도 이 바보가......” 그의 다음 말은 지용의 입맞춤에 부드럽게 삼켜졌다. 두 볼을 타고
흐르는 지용의 뜨거운 눈물이 그 마음을 대신 말해주고 있었다. ‘나는 이다지도 어리석어서
당신을 놓을 수가 없다고, 내가 이처럼 어리석어 내 생의 끝까지 당신을 사랑할 수 있다면,
나를 던져 아득한 나락으로 떨어져 내리게 된다고 도 두렵지 않노라고. 나의 전부를 걸어서
당신의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다면, 그 전부를 잃게 되는 순간이 찾아와도 후회는 없다고.
제가 한참 아플 때 한 줄씩 쓴 글입니다. 한줄 쓰고 엎드리고 한 단락 쓰고 눕고 그랬네요.
한창 앓고 난후 읽어볼 여유가 생긴 오늘 ‘내 마음이 지용이 같았구나.’ 고개를 끄덕입니다.
열이 펄펄 끓고 침대 시트가 땀으로 젖던 그 순간, 글을 통해 투정을 부렸던 것 같네요. ^^
다 큰 어른인데, 이제는 철이 들어 낙엽이지 듯 소리 없이 낙화(落化)해도 그만일 마음인데,
저는 여전한 어린아이, 혹은 누군가에게 기대어 울고 싶은 나약한 사람이라는 생각입니다.
(더불어 약해지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다잡을 지용이에게 도니가 있어서 참 다행 이예요.)
사람을 약하게 하는 것도, 또 한없이 강하게 만드는 것도 한 존재에 대한 사랑일 테니까요.
-2014年 03月 03日 Pm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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