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귀는 지용이(G-Dragon)의 인스타그램에서 가져왔습니다.
블로그 배경 음악을 플레이 해주세요. 첫 곡이 글에 삽입 된 곡입니다.
이 마음 무수한 상처로 헤져도,
사랑, 그 낡은 이름 끝내 믿지 않는대도,
사랑이여, 변치 말고 그 자리에 머물러라.
처음처럼 빛나는 얼굴로 나의 오만을 비웃어라.
끝내는 내가 너의 앞에 기쁘게 무릎 꿇도록.
-Betty : 無題-
서로 바쁜 스케줄로 근 이주 만에 마주하는 얼굴이었다. 그런데 마냥 방실대는 자신과 달리
형돈의 얼굴에는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지용은 형돈을 웃겨 보려 시답지 않은 농을
건네고, 그가 제일 좋아하는 아이 같은 웃음을 지어보기도 하지만 잠시 그 곁에서 어지러이
맴돌던 시선은 이내 불안하게 흩어졌다. 지용은 형돈의 얼굴을 붙들어 제 쪽으로 고정했다.
“형, 무슨 일 있어요? 왜 내 얼굴을 자꾸 피하는데. 혹시, 형수님이 뭐라고 한 거예요.....?”
걱정과 염려가 한데 섞이다 못해 뚝뚝 묻어나는 음성, 미세하게 떨리는 지용의 갈색 동공을
마주한 순간 형돈의 얼굴에는 더 큰 혼란이 일었다. ‘그래, 그건 사진 한 장에 불과하잖아.’
형돈은 몇 백번은 되뇌었을 법한 속엣 말을 반복하며 애써 웃어보지만 입가에 경련이 인다.
지용의 천진한 표정을 보니, 며칠 전 자신이 올린 사진 한 장을 놓고 팬들은 물론이고 방송
관계자들까지 술렁였다는 사실은 아예 모르고 있는 듯했다. 아이를 안고 그 아이 보다 앳된
얼굴로 밝은 미소를 짓고 있는 지용의 사진 한 장은 삽시간에 퍼졌고 ‘G-Dragon 열애하나,
결혼하는 것 같다, 혹은 속도위반이 아니냐.‘등등의 얼토당토 않는 갖은 추측들이 난무했다.
그는 가볍게 생각하려 해도 무한도전 멤버들은 물론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GD결혼 하냐.’고
물어오는 통에 내내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것처럼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충격을 주었던 부분은 ‘지용이가 언젠가는 누군가와 결혼을 할 수도 있다.’는 당연한 현실을
언제인지도 모르게 깡그리 잊고 지내온 저의 마음이었다. 생각의 끝에 다시 울컥하고 만다.
형돈은 자신의 턱을 붙들고 있는 지용의 손에 깍지를 끼고 한 손으로 머리칼을 쓰다듬는다.
“지용아. 형이 부탁하나하자. 나도 들어 줬으니까 이유 불문하고 너도 들어준다고 약속해.”
'쿵!!’ 침착하지만 단호한 목소리가 지용의 심장을 덜컥이게 했다. 그와 동시에 거절할 수도,
거절해서도 안 된다는 직감이 그의 숨마저 죽이게 했다. "형 부탁인데 당연하죠. 약속해요.“
웃는 낯빛의 이면에 감춰져있을 지용의 불안이 제 것과 꼭 같아 그의 가슴 한편이 저려왔다
“지용아, 이건 정말 혹시 말인데, 정말 만약에 네가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생긴다면
형한테 먼저 말해줄래? 인터넷이나 신문기사로 알게 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듣게 하지도 말고, 그냥 너한테 직접 듣게 해줘. 너 붙들고 늘어지지 않을게 그러니까......“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예요?” 튕길 듯이 소파를 박차고 일어나는 지용의 눈매가 서늘하다.
“그냥 그렇다는 애기야. 사람 앞일은 모르는 거고, 또 너도 평생 이렇게 살순 없는 거잖아.”
“이렇게 사는 게 어떤 건데요?” 문득 울컥한 지용이 형돈을 노려보며 도전적으로 다가온다.
'이 아이 상처 받았다.’ 굳이 뒷말을 듣지 않아도 그 사람의 의중이 느껴질 때, 알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지만 온전히 들리고, 완전하게 이해되어 버릴 때, 그 진심이 한사람의 마음을
어디까지 헤집어놓을 수 있는지, 얼마나 아프게 할 수 있는지 모르지 않았다 너무 잘 알아서
지용에게만은 같은 아픔을 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피해서는 안 되는 진실도 있는 법이다.
‘네가 아무리 아파해도, 지금처럼 상처 받은 마음을 여실히 드러낸 채 나를 마주본다 해도.’
그는 지용의 눈길을 담담하게 받아내며 세 걸음즘 뒤로 물러났다. 그 사실을 의식한 지용이
형돈이 물러난 만큼 가까이 다가오자 그는 또 한 번 그만큼의 거리로 지용에게서 멀어졌다.
“형, 왜 그래요? 왜 그러는데. 말을 해요. 내가 알아야 해결을 하죠. 내가 뭐 잘못 했어요?”
“아니, 잘못은 네가 아니라 내가 했다. 언젠가는 널 보내야한다는 거, 내가 너를 놓아주는 게
마땅한 현실을 잊고 있었거든. 네가 아이를 안고 웃는 사진 한 장에 내 주변이 술렁이는데,
그때서야 아차 싶더라. 내가 정말 미쳤구나 싶은 게. 이제라도 알았으니까 정신 차려야지.“
“형, 지금 그게 무슨......” 지용은 목이 메어와 말을 채 잇지도 못한 채 고개를 떨어뜨렸다.
“말 그대로야. 사랑하니까 보내준다는 말, 개 같은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널 만나고 알았어.
사랑하면, 사랑하니까 내 마음 하나쯤 버릴 수도 있는 거라고. 내 사랑이 뭐 그리 대단해서
창창한 네 앞길을 막겠냐. 나는 그냥, 네가 내 옆에 있어준 시간만으로도 충분하니까......“
Title : 서약 Song By : 알리
한사람만 사랑하게 해 주소서 사랑하다 죽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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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그만!! 그만해요!!!” 귀를 틀어막은 지용이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지용아, 들어야 돼.”
성큼성큼 지용의 곁으로 되돌아온 형돈이 두 귀를 막고 있던 손을 억지로 때냈을까. 눈물이
그렁한 채 자신을 올려다보던 지용이 ‘탁’소리 나게 제 손을 뿌리쳤다. “미안하다. 지용아.”
‘피식’ 그의 사과와 동시에 지용의 입에서 실소가 비어졌다. 입술은 웃는데 눈은 울고 있다.
“내가 그 사진을 왜 올렸는데요. 유주랑 유하, 형 딸들이 부러워서 그랬어요. 결혼이란 거,
가정이란 거, 형이랑 나는 가질 수 없는 꿈같은 거니까. 형 옆자리에 있는 그분이 부럽고,
형 닮은 아기들도 궁금하고, 또 형도 보고 싶고. 그래서 올렸어요. 그런데 뭐라는 거예요!!
안 그래도 형 밖에 안 보여서 미치겠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다 버리고 나한테 와달라고
생떼부리고 싶은 거 겨우겨우 참고 있는데, 다른 사람하고 결혼이요? 형 진짜 왜 그래요?
나한테 형 밖에 없는 거, 형이 내 전부인 거 아직도 모르겠어요? 왜 이렇게 아프게 해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지용이 ‘쾅’소리 나게 방문을 닫으며 안으로 숨어버렸다. 발 빠르게
뒤따른 형돈이 방문의 잠금장치가 눌리기 전에 문을 밀고 들어섰을까. “차라리 가벼려요!!”
“지용아......” 격양된 목소리사이로 묻어나는 울음 섞인 떨림이 형돈을 멈칫하게 만들었다.
늘 자신보다 어른스럽던 아이, 제가 불안해할 때면 지칠 줄도 모르고 몇 번이고 ‘사랑한다.’
확인시켜주던 자신의 연인, 그런 아이가 처음으로 자신에게 등을 돌리고 운다. ‘대체 내가
너한테 무슨 짓을 한 걸까. 어쩌면 내가 믿지 못한 건, 네가 아니라 나였을지도 모르는데.‘
‘털썩’ 반 무릎을 꿇은 형돈이 이불 밖으로 나와 있는 지용의 손 한쪽을 제 손으로 감싼다.
“지용아, 그런 뜻이 아니야. 내가 널 두고 가긴 어딜 가겠어. 그날, 그 사진 보는데 가슴이
‘덜컥’ 내려앉더라. 네가 누군가의 남편이 되고 아빠가 될 수도 있는 나이라는 게 실감나서.
지금은 네가 내 곁에 있지만 언젠가는 떠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럼 보내야지,
당연히 그래야지 생각하다가 그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아려서. 자꾸만 눈물이 날 것 같더라.
솔직히 난 지금도 현실 같지가 않아. 네가 내 곁에 있고, 너란 아이가 나를 사랑한다는 게.
너는 그냥,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 같아.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사람 정신을 이 정도로
빼놓을 수가 있냐. 나도 정말 미쳤지. 너를 못 보내겠다고, 아직은 못 보낸다고 생각하면서
왜 혼자 울컥하는지. 그러면서 왜 널 밀어내려고 애썼는지 나도 정말 내 마음을 모르겠다.“
“나 귀찮아서, 부담스러워서, 꺼져달라고 일부러 그런 건 아니고요.......? 이불을 살짝 거둔
지용이 눈물이 채 마르지 않은 얼굴을 내밀고 되묻는다. “난 네가 꺼지라고 할까봐 무섭다.”
그제야 살짝이나마 웃음을 찾은 지용이 이불을 완전히 걷어내고 옆자리를 손으로 두들긴다.
“이리 와서 나 좀 안아줘요. 아직도 떨려. 형이 나 버리는 줄 알았잖아요. 얼마나 놀랬는데.”
‘지용이, 널 어쩌면 좋을까.’ 한숨을 삼킨 형돈이 침대에 누워 지용을 품안으로 끌어당긴다.
“미안해. 형이 무조건 미안해. 그러니까 울지 마라. 나는 너 우는 거 두 번은 못 볼 것 같다.”
“형도 나한테 약속해요. 나 안 버린다고, 나 안 떠난다고 절대로 내 손 놓지 않겠다고......”
“바보야. 너를 버리면 나를 버리는 거나 마찬가진데 어떻게 버려? 자기 버리는 사람 봤냐?”
형돈의 대답에 작게 웃은 지용이 마치 어미 품을 찾는 새끼처럼 그 품에 더 깊이 파고든다.
“형, 그거 알아요? 난 사람 안 믿어요. 아니 못 믿어요. 누군가 내게 베푸는 호의가 단순한
호의가 아니라 어떤 저의가 있을 수도 있다는 거, 너무 어릴 때 알아버렸거든요. 나는 그냥
그 사람이 좋아서 다가간 건데 상대는 그게 아닌 거예요. 내가 쓴 곡을 받고 싶다거나 혹은
방송에 출연시키고 싶다거나 심지어 날 통해서 와이지에 들어오고 싶어 한 사람도 있고요.“
“......”
“그런데 사람 마음이 참 웃긴 거 알아요? 그걸 눈치 채도 잘라낼 수가 없을 때가 있었어요.
내 마음에 이미 그 사람이 깊숙이 들어와 버렸을 때요. 그럴 때는 그냥 모른 체도 했어요.
그 사람을 잃고 싶지 않으니까, 이용을 당해도 내가 줄 수 있는 거면 주고 말자 싶어서요.
그런 날 못 견뎌서 사실은 이렇다 고백한 친구도 있었죠. 알았으면서도 난 상처 받았어요.“
“......”
“사람은 아름답고 사랑은 귀한 것이라고 배웠는데, 내가 만난 세상에 배신당한 기분이었죠.
사랑도 마찬가지 예요. 내가 최선을 다해도 안 되는 게 있잖아요. 나의 최선이 상대에게는
최악일 수도 있는 거고요. 그렇게 엇갈리고 어긋나다가 지쳤었는데 그때 형을 만난 거예요.
그리고 난 또 바보처럼 내 전부를 걸었어요. 그래서 무서워요. 또 날 버리고 가면 어쩌나.“
“!!!...”
지용의 말을 듣고 있던 형돈의 팔에 저도 모르게 힘이 주어졌다. 때때로 불안하게 흔들리는
이 아이의 두 눈에서, 천진하게 웃고 있는 얼굴 위로 언뜻 비치는 음영에서, 자신 못지않은
외로움을 내제하고 있을 거라 짐작했지만 ‘네 가슴에 이처럼 서늘한 바람이 불고 있으리라,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을 구멍이 존재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괜스레 눈시울이 뜨겁다.
“우리 지용이, 많이 아팠겠다. 형이 몰라줘서 미안하네. 알았으면 더 많이 안아줬을 텐데,
진즉 알았어야 했는데, 형이 많이 미안해. 약속할게. 내가 살아있는 한, 너 두고 안 갈게.
네가 내 눈에 안보이면 불안한 거, 자꾸 복잡한 생각 드는 거, 그건 어쩔 수가 없겠지만,
그 어떤 순간에도 내가 먼저 네 손을 놓는 일은 없을 거야. 내가 지용이 너 사랑하니까.“
“와! 형, 약속한 거예요.” 금세 신이 난 지용이 형돈의 얼굴에 뽀뽀를 해댔다. “야! 징그러!”
“사랑한다면서 뽀뽀도 못하게 해요?” 토라진 아이처럼 이불을 뒤집어쓰고 돌아눕는 지용이
사랑스러워서 형돈은 자꾸만 웃음이 났다. 형돈은 모로 누운 지용의 등을 부드럽게 안으며
그 등에 자신의 얼굴을 묻는다. “저리가요.” 말로는 퉁퉁거리면서도 배 근처를 감싸고 있는
형돈의 손을 제 손으로 감싸 쥐는 지용이다. “형 정말, 진짜 나두고 아무데도 안 갈 거죠?”
“그래. 너 쫓아올 게 성가셔서라도 그냥 붙어있으련다.” 그의 선선한 대답에 지용의 눈가가
살며시 젖어든다. 사람이든, 혹은 사랑이든, 그 어떤 희망도 없다고 단정 지었던 과거, 더는
처음처럼 순수하지도, 지난날처럼 순연하지도 않은 마음으로 남은 생을 살아야만 한다는 게
깜깜한 터널을 지나는 것처럼 아득했던 날들. 그 길 끝에서 만난 당신으로 인해 이 가슴속에
낙인으로 아프게 새겨진 문장 하나가 수정된다. 'I'm A Hope And Romantic With A Pure Mind.’
이 사진은 산들바람님의 블로그에서 가져온 E연님의 작품입니다.
늘 생각해요. ‘내 인생도 해결 못하는데 이게 무슨 오지랖이람.’ 그런데 또 이러고 있네요.
(이 시간에 깨어서 글 쓰는 저나 전부를 거는 사랑을 하는 두 아이나 제 정신은 아닌 듯.)
신께서 제게 글을 쓸 수 있는 재능을 조금이나마 허락하신 이유를 고민해 본적이 있는데요.
‘나밖에 모르는 저라는 사람에게 다른 이들을 헤아리며 살라고 주신 힘이 아닐까’ 생각해요.
(될 때까지 붙들고 늘어지는 성미, 시작하면 포기를 모르는 지랄 맞음은 좀 빼주시지. 허허.)
사실, 아이들의 다른 부분을 다뤄야 하는데(중요하기도 하고요)제가 계속 피하고 있습니다.
(피한다고 비켜가지 않는다는 걸 아는데도 미루고 싶네요. 그래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고요.)
몇 주간의 혼란이 고스란히 담긴 글이기도 합니다. 지용이 녀석 마음에는 뭐가 들었을까요?
-2014年 03月 23日 Am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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