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y's Review/영혼의 발자취

[영혼의 발자취] 나와 당신, 우리 존재의 의미.

Betty1983 2014. 4. 28. 22:33

 

 

 

 

이 글귀는 산들바람님의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믿음이란,

길의 끝이 보이지 않더라도

첫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마틴루터킹-

 

 

 

 

301

 

 

 

주말에 지방에 내려간다는 사실을 아신 어머니,

나의 엄마는 잘 익은 갈치를 발라 밥 위에 놓아주시며 이런 이야기를 건네셨다.

 

인터넷에 글을 쓴다는 건 벽을 보고 이야기 한다는 거야.

대상이 없는데 대화한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외롭니. 가슴에 구멍이 뚫렸다는 이야기지.

그래서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면  나중에는 서로를 못견디는 거야.

그러니까 너 스스로를 깨야해. 네가 바뀌어야 하는 거지.

 

유연하지 못하다고, 자기 좋은 사람만 보려한다고, 한 번 아니면 죽어도 아니라고,

'그 꼴을 누가 봐주겠냐.'며 늘 거침없이 직격탄을 날리던 어머니께서,

내가 경외하는 당신이 세상 모든 것을 통달한 눈빛으로 진심어린 충고를 건낼 때마다,

여전히 부족하고 모난 나는 가슴 한편이 '덜컥'하고 내려앉는 것이다.

 

강해지라며 단호하고 냉정하게, 때로는 더 없이 차갑게 나를 내치던 당신은,

당신의 딸이 그토록 외롭고 또 자주 춥기도하다는 것을,

그 마음 어쩌지 못해 찬바람이 이는 밤거리를 걷기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내가 구축한 나만의 세계,

혹은 나의 상념으로 쌓아올린 나만의 방은 고독하지만 이토록 평화로우니,

있는 그대로 살아도 괜찮다고, 후회하지 않노라고 되뇌이던 나의 자만은,

담담하지만 진심어린 당신의 말 한 마디에 부끄러운 얼굴 들지도 못하고 달아나버린다.

 

중심 없이 흔들리며 제 의사를 피력하지 못하는 것은 우유부단함의 산물.

주관없이 부화뇌동하여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은 어리석음의 표본이지만.

 

나는, 내가 다시 만난 꽃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나의 색(色)만을 고집하기 보다,  

당신의 색(色)을 입고,  당신의 눈으로, 당신의 세계를 바라보려 한다.

 

그리하여 당신이 어떤 색의 옷을 입고 있든, 내가 당신과 자연스럽게 섞일 수있게.

그렇게 세상의 모든 색(色)이 나의 것이 될 수있게.

세상의 모든 색(色)을 입은 내가 끝내는 나의 색(色)을 가슴으로 품을 수있게.

 

나의 더딘 첫 걸음은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절대적인 신뢰의 다른 이름.

그 믿음의 끝에서 결국, 내가 애타게 찾던 나를 마주할 수 있게.

 

 

덧말 : 갈치가 아닌 꽁치 정도를 밥 위에 올려주시며 그런 멘트를 하셨다면 안 들을 수도 있었는데. ㅡ.ㅡ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