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널 가장 무시하는 사람이 누군 줄 아냐?
너야, 너.
너는 사람을 끄는 힘이 있어.
-최진원 : 빅맨 中에서-
|
가진 것이라고는 몸뚱이 하나 뿐인,
밑바닥 인생을 살던 한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재벌가의 아들이 되었다
평생 외롭고, 쓸쓸하고, 거칠게만 살던 그가 가족을 찾은 거라 믿고 기쁨에 젖은 사이,
그들은 그를 철저하게 이용한 뒤, 처절하게 짓밟아 세상 밖으로 내동댕이친다.
그들이 자신을 찾은 이유가,
제 아들과 맞는 심장을 지닌 사람을 찾아 수술대에 눕히기 위함이었고,
동생의 부탁인 줄만 알았던 일은 횡령과 비자금 조성이라는 덫이었으며,
결국은 돈을 위해 재벌가 아들인 척 굴었다는 오명까지 쓰고 쫓겨나게 된다.
추악하고, 잔인한 진실을 목도하고 나서 이 남자가 절망한 까닭은
그들이 자신의 심장을 노렸다거나 누명을 씌웠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드디어 가족을 찾았다는, 가족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사람들의 부재,
또 다시 홀로 남겨진 자가 느끼는 천형 같은 외로움 때문이었으리라.
단 한 번도 자신을 친아들이라 여긴 적이 없느냐고,
단 한순간도 자신을 친형제라 생각한 적이 없느냐고 절규하며 되묻는 모습에서,
그에게 절실 했던 것은 사람의 온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에는 가진 것 하나 없던 그 남자가,
사람을 움직이는 힘 하나로 굴지의 대기업을 쓰러트리고 인생역전 한다는 이야기지만.
이 드라마를 정주행하며 본 것이 아님에도 이토록 인상적으로 남은 까닭은,
그저 무심히 채널을 돌리던 내 귀에 꽂혀버린 이 대사 하나 때문이었다.
절망하고, 절망하고, 주저앉고 또 주저앉던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이 말이,
내가 그다지도 갖기를 소망한 힘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까닭이리라.
'외로운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면 상처받는 거야.'
나조차 어쩌지 못해 늘 헤매이는 내가,
늘 경계의 지표로 삼았던 어른의 이 말씀은 나를 지키는 수단이었지만,
나는 이제 주제넘게도, 오지랖 넓게도 당신을 지켜주고 싶다.
세상에서 스스로에게 가장 인색하고 못된 나라도,
여전히 부족하고 모난 내가 당신에게 다가가는 걸음만큼 당신의 마음도 나를 향한다면,
이런 나라도 당신에게 괜찮은 거라면 기꺼이 당신의 바람막이가 되리라.
그러니 사랑하고 사랑하는 나의 당신.
부디, 내가 안아줄 수 없는 곳에서 홀로 상처 받지 말기를.
'Betty's Review > 마음속 그 대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대사를 빌려서] 당신과 나, "빛나거나 미치거나" (0) | 2015.05.10 |
---|---|
[이 대사를 빌려서] 오, 이토록 "달콤한 인생" (0) | 2015.02.15 |
[이 대사를 빌려서] "황진이" 사람이 사람을 사랑할 때. (0) | 2014.11.10 |
[이 대사를 빌려서] 그대, 영원한 "내 생애 봄날" (0) | 2014.10.16 |
[이 대사를 빌려서] 사랑이라는 이름의 "슬픈 유혹" (0) | 2014.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