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y's Review/마음속 그 대사

[이 대사를 빌려서] "황진이" 사람이 사람을 사랑할 때.

Betty1983 2014. 11. 10. 03:14

 

 

 

 

 

이 생이

남달리 짧았던 것은 억울하지 않습니다.

 

그대를 만나 마음에 담았던 시간, 

그 기억이 제게 있는데 억울하다니요. 당치 않습니다.

허나 후회는,  뼈아픈 후회는 남습니다. 그대를 더 많이 사랑하지 못한  것.

세상이 친 덫을 내손으로 거둬주지 못한것이 후회스럽습니다.

 

그대가 나로인해 너무 많이 울지를 않기를 바랍니다.

눈물이 그대의 몫이 되길 원치 않아요.

차라리 내가 그대의 외로움을 울게 해주십시오.

 

나는 이제 마음 편히 그대를 지켜볼수 있는 곳으로 갑니다.

내가 흘린 눈물들은 그리 버겁지 않을 것입니다.

부디, 그대가 살아갈 생이 너무 버겁지 않기를,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윤선주 : 황진이 (은호도령의) 대사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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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 이다지도 우매한 내가

 그대를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고 떠나게 된다 해도 이 기도만은 이루어주시기를. 

 

 

이 생이 남달리 고단한 것은 억울하지 않습니다.

우리네 사는동안 그 누구라서 이 삶의 지난함을 비켜갈 수가 있겠는지요.

 

다만 한가지,

가슴에 묻어두고도 사무치게 후회하는 것이 있다면 내 마음에 거짓을 고했던 것.

세상은 속여도 스스로는 속일 수 없다는 자명한 진리를 외면한 채 그대로부터 달아나고, 또 달아났던 것.

 

정말 미안합니다.

지금까지도 미안해하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가는 한 내내 그러할 테지요.

커지는 내 마음이 그저 두려워 사랑해야 할 그대를 앞에 두고도 고개 돌리고 말았던 것,

세상의 시선에 연연하여 사랑하는 그대를 끝내 지켜주지 못한 것.

 

부디, 나의 그대가,

세상의 편견과, 날선 시선 앞에 굴복해버린 나를 영원히 용서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아니, 처음부터 세상에 없던 사람인 듯 영영 잊고 살아준다면 더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사랑이든, 그리움이든, 혹은 미움이라도, 그 무엇으로라도 남아있다는 것은,

여전히 내가 그대에게 어떤 식으로든 의미를 갖는다는 뜻일 테니까요.

나는 그대가 사랑해마지 않는 삶을 지켜드리고 싶습니다. 아니, 그리 해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잊지 마세요. 나는 그대에게 무의미한 존재라는 사실을.

 

나의 모든 것인 그대를 위하여,

아무것도 아닌, 그 무엇이라도 될 수 있는 것은 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요. 

 

설령 이 한몸 세상에서 사라진다 해도 그대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를,

나 떠나는 길에 지니고 가고자하는 것은 오직 단 하나, 그대의 해묵은 슬픔일지니.

 

사랑하는 나의 사람아.

그대의 삶만은 늘 안온하고, 평온하며, 아름답고, 또 아름답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