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민물 장어의 꿈 Song By : 신해철
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두고 온 고향 보고픈 얼굴
저 강들이 모여드는 곳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익숙해 가는 거친 잠자리도 또 다른 안식을 빚어 그마저 두려울 뿐인데 자잘한 욕심들아 하루 또 하루 무거워지는
저 강들이 모여드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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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 하지면 나는 삶에 그다지 미련이 없는 축에 속하는 사람이다.
무탈하게 주어지는 하루하루가 감사한 것도 알겠고,
내가 어떤 형태로든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이 기적이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저 내가 태어났고, 살아있고, 또 살아야하기 때문에 열심히 사는 것일 뿐,
내게 주어진 삶에 대단하고 거창한 소명의식을 지니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여전히 살아있고, 또 살아야하는 까닭으로 단 하나의 소망을 품는다면.
그것은 내가 누구인지, 왜 이런 모습으로나마 세상에 존재해야만 했었는지,
무엇이 그토록 나를 채근하고, 다그치고, 또 잠 못들게 했었는지,
그 무슨 이유로 나 스스로도 어찌하지 못하는 나를 내려놓지도 못하게 하셨는지,
이 숨이 끊어지기 직전에라도 깨닫고 떠나기를 원한다는 것.
이렇게 여전히도 헤매이는 나에게,
신해철 '민물장어의 꿈'은 이제 그만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떠오르는 노래이다.
가만히 따라부르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하고, 가슴 한편이 뭉클해지기도 하는 곡.
당신은 알고 있었을까.
당신이 죽으면 뜰 노래라고 말했다는 민물장어의 꿈이, 나의 오랜 꿈이기도 했다는 것을.
나 외에는 그 무엇에도 관심두지 않고 살아온 무심하기 짝이 없는 나라도,
당신이 이루어낸 인간적인 성취만은 기꺼이 닮아가고 싶다는 것까지.
딸 아이가 태어나면서 자신이 여덟살 때처럼 깊고 편안히 잘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 아이가 '아빠'라고 자신을 부르던 그 순간 모든 물음에 대한 답을 얻었다며,
20살 때부터 20년간 이어온 심리치료를 그만 해도 되겠다고 생각 했다는 당신.
'당신을 사랑하고, 사랑하고 있고, 늘 어떤 형태가 되든 사랑할 것'이라는 당신의 유언.
내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누군가를 위해서 이런 유언을 남길 수 있다면,
나 결국 아무것도 모른 채 떠나게 된다 해도, 모든 것을 알고 떠나는 것과 진배없으리라.
죽음은 모든 것을 미화시키고, 나는 당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타인일지라도
내가 아는 한 가장 아름다운 영혼을 지녔던 당신이라는 사람이 다시는 아프지 않기를.
당신의 바람대로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 오래오래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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