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y's Life/그녀의 나날

엄홍식, 그대와 함께 춤을

Betty1983 2011. 6. 2. 13:43

 

 

 

 

 

아침 출근 길, 커피를 테이크 아웃하러 가던 길,

모 체인에서 진행하는 홍식이, 너와의 데이트 이벤트를 발견했어.

처음엔 '피식' 웃고 지나쳤다가

몇 걸음을 돌아와서 웃고 서 있는 네 얼굴에 잠시 눈길을 주었을까.

 

얼마 이상 구매시 응모권을 준다는 다분히 상업적인 이벤트 앞에서 꽃을 들고 선 너라니,

그 곁에서 수줍기까지 한 너의 그 미소라니,

거기에 혹해서, '질러봐?' 혹해버린 갈대 같은 여자의 마음이라니..!!

 

성스에서 네가 방방 뜰 때도, 너를 애정하는 분들이 마구 푸시해 줄 때도,

그저 어여뻐서 손이 가는 문재신이었던 네가,

현실이 되어 내 눈 앞에 '톡'하고 튀어 나오니까 좀 설레였다고는 말 못해.

돌아오는 길, 극구 신호등을 건너는 수고로움을 감수 했던 이유가,

비록 입간판이지만, 웃고 서 있는 너를 보고 싶었던 까닭이라고는 더 더욱 말 못해.

(그냥 필요한 게 있나 보러 갔던 거야. 과소비는 내 스타일이 아니거든!!)

 

일정 금액을 구매해서 원활한 경제 흐름에 도움을 준 것도,

널 모델 삼은 광고주에게 똑 부러진 돈 벌이를 해준 것도 아니지만,

 필요한 물건 리스트를  뽑고 있는 중이란 말은 정말 하지 않을래.

(넌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나 혼자 바보 같이 빨개지는 건 완전 창피하단 말이야.)

 

그러다 문득 생각 했어.

혹시라도 너를 보게 된다면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지 않을까.

그저 네 얼굴만 멍하니 보다가

'홍식이, 엄홍식이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오게 되지 않을까.

 

촬영장을 방문 했던 지인 분을 통해서 전해 들었던 네 애기.

'조그많고 까만데다 까칠하기까지 한, 하지만 정가는' 너라는 아이가,

아주 훌륭한 매너와 함께 꽃 웃음을 날려주면 그 괴리에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하면서.

 

그러다 꿀 먹은 벙어리가 된 나를 향해 혹시라도, 네가 '어디 불편 하세요?' 말이라도 건네 준다면,

어디까지가 문재신이고, 어디까지가 유아인인지, 그리고 어디가 엄홍식인지 생각 중이었다.

사랑스러운 돌+아이 문재신, 예의 바른 유아인, 그리고 치열한 엄홍식 누구냐 넌!!

(근데 정말 조그맣고 까만 건 맞는 것 같다. ^.^)

엉뚱한 말로 자폭해 놓고 돌아오는 내내, '내가 왜 그랬을까. 왜 그랬나.' 머리를 헝클어뜨리게 되겠지.

 

그러다가.. 그 기억조차 희미해질 언제쯤,

우연히.. 정말 우연히 접한 너의 인터뷰 기사에서,

'인상 깊은 팬이 있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좀 이상하고 귀여운 분이 계셨다.' 이런 애기를 읽게 되는 거야.

(근데 팬인지는 잘 모르겠다. 좀 유쾌하게 무안했다.)

그럼 인간 박정윤은 인간 엄홍식과 잠시나마 스텝이 맞았던 게 아닐까.

조금은 행복해하기도 하면서 말이야.

 

 

덧말 : 엄홍식!! 너 내 마음에 들지마. 짜증나게 자꾸 눈에  밟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