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y's Life/그녀의 나날

[슬픔의 빛깔]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Betty1983 2012. 6. 18. 00:51

 

 

 

 

 

언제쯤이면 나는 소소한 모든 것에 익숙해질까.

 

 

어느 날 아침, 무심히 눈길을 준 탁상 시계의 시계 바늘이 멈춰 있거나,

아무리 서랍을 뒤져도 당최 찾을 수 없는 배터리 같은 것들.

 

각기 다른 크기를 자랑하는 배터리를 앞에 두고,

어려운 산수 문제를 풀지 못해서 끙끙대는 초등학생처럼,

'이게 맞나.' '저게 맞나.' 한참이나 고민하게 되는 일 같은 것.

 

배터리를 사서 돌아 나오는 길, 문득 지는 허기에,

좋아하는 인도식 커리 레스토랑을 찾다 말고,

그 집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는 순간의 당황스러운 서글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식당을 찾아 들어가,

아무렇지도 않게 '이 집 음식 괜찮다'며 저분질을 하는 나에 대한 괴리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에서 만나는 서늘한 바람 같은 것.

 

문득 다리가 너무 아파서 바라본 자리에,

나도 모르는 새 생겨버린 새파란 멍자국과,

그제 서야, '아. 내가 그때 많이 아팠나보다.' 깨닫게 되는 나 자신 같은 것.

 

 

그렇게 매순간 자각되는 그대 같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