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지용이(G-Dragon)의 인스타그램에서 가져왔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가고 싶었다.
세상을 버리고,
사람을 버리고,
끝내 나마저 버리더라도,
오직 당신에게 가고 싶었다.
-Betty : 無題-
“당신, 정말 GD, 아니 권지용 그 사람이랑 아무 일없었어? 호텔까지 같이 들어간 두 사람,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당신한테 이런 질문한다는 게 무지 웃긴 거 아는데 나는 알아야겠어.
여기서 당신이 뭐라고 말하든 나는 믿겠지만 거짓말은 하지 마. 하려면 평생 모르게 하고.“
“유라야, 당신 지금 뭐라는 거야.....?” 떼쓰며 울어대는 쌍둥이들을 겨우 제우고 침대 턱에
쓰러져 까무룩 잠이든 자신을 흔들어 깨우던 아내의 손길이 예사롭지 않다고 느끼긴 했지만
한강둔치에서 다짜고짜 이런 질문을 받으리라고는 예상치 못했었다. 형돈은 벙 찐 표정으로
제 아내를 바라보다 이내 창가로 고개를 돌린다. “안 들려?? 그 새끼, 아니 GD랑 잤느냐고!!”
“아니, 아니야. 그런 일 없었어. 맹세해.” 당황스러움도 잠시, 지난 한 달간 저와는 말한 번
섞지 않던 아내가 침묵을 깨뜨린 것이 반가워서,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대신 한 번 언성을
높이면 며칠은 앓아눕는 그녀가 염려돼서 그는 반사적으로 대답을 쏟아놓는다. 자신의 눈을
빤히 쳐다보던 아내가 소리 나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렸을까. 눈가가 눈물에 젖어든다.
“유라야, 당신이 나 못 믿는 거 아는데 정말이야. 호텔에 같이 간 거, 한 공간에서 잠든 거,
다 사실인데 당신이 생각하는 일없었어. 보고는 싶은데 밖으로 나다닐 수는 없으니까......“
“정말, 진짜로 GD를 아니, 권지용이라는 사람을 사랑하는 거야? 당신 마음이 그런 거야??”
“유라야 당신 힘들어 보여. 당신이 물으면 언제든지 대답할 테니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해.”
“고양이 쥐 생각해?? 다음 따위는 없어. 그러니까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난 심각하니까.”
“그래. 내가 GD, 아니 지용이 사랑해. 내 마음이 그래. 미친 소리 같겠지만 진심이야......”
“미친 소리인 건 아니.....?” 눈가에 넘실대던 눈물이 기어이 흘러내렸다. "유라야. 미안해.“
울음이 묻어나는 음성, 고통으로 일그러진 남편의 얼굴이 제 마음보다 더 아프게 다가와서,
면죄부를 주겠다는데도 제 마음속이지 못하고 오직 진심만을 터놓는 그의 진정이 느껴져서,
그녀는 서러운 원망을 눈물로 삼키고 덜덜 떨리는 손으로 가방을 뒤져 때탄 서류를 건넨다.
“좋아. 내가졌어. 인정할게. 하지만 이혼은 못하겠네. 내 손으로 기른 아이들, 잘 살 거라고
믿으면서 나 시집보냈을 우리 부모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상처주고 싶지 않아서라도
이 미친 짓 끝까지 한번 해보려고. 무엇보다 나를 위해서. 끝까지 버티다보면 알게 되겠지.
여기가 내가 살 자리인지 박차고 나갈 자리인지. 그때는 어떤 선택을 해도 후회 없을 거야.
GD, 당신이 사랑한다는 그 사람보고 싶으면 이 서류에 서명해. 하나는 집 명의변경 서류고
나머지 하나는 혼인파탄의 사유가 모두 당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서류야. 부부간의
법적 공증은 효용이 없다는 거 알지만 적어도 당신의 잘못을 입증할 수는 있겠지. 거기에는
내가 이혼을 원할 경우 집과 재산일체를 모두 내게 양도하고 나간다는 내용도 명시돼 있어.
바람피우는 거 알고도 묵인 했으니 법적으로 따지면 동조한 셈이라 책임을 물을 수 없지만,
나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해야 하지 않겠어? 내가 이런 일 당하는 걸 보니 사람앞일
정말 모르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 같아서는 양육권포기도 넣고 싶었는데 참은 거야.
그래도 핏줄인데 싶기도 하고. 아이들한테서 아빠를 뺏고 말 권한이 나한테는 없지 싶어서.
단서조항은 있지. 당신이 아이들을 등하시하면 양육권이고 면접권한이고 다 박탈할 거거든.
당신이 이 서류에 서명하고 공증하는 것에 동의하면 GD, 그 사람 얼굴 보는 건 안 막을게.
그 사람을 만나서 당신이 뭘 하고 다니든, 당신 말 그대로 믿어줄 거고. 그래야 나도 살지.
어차피 당장 헤어질 것도 아닌데 의심하고, 미워하고, 성질내고, 그러다 지치고. 지옥이야.
당신이 솔직해서 남자로써는 실망했어도 인간으로써는 절망하지 않아서 주기로 한 기회야.“
“이리 줘. 서명할 테니까. 이것 말고도 당신이 원하는 게 있다면 다 해줄게. 그러니까......”
“당신 반응, 예상은 했지만 직접 보니까 허무하다. 권지용, 그 사람이 그 정도로 좋니.....?”
‘피식’ 허탈한 웃음이 새나오는 입술, 그치지 않는 비처럼 눈물이 쏟아지는 그녀의 두 눈이,
그의 가슴에 아프게 파고든다. 하지만 그녀의 눈물을 닦아줄 자격이 제게는 없었다. 지용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아내의 가슴에 돌이킬 수없는 상처를 주었고, 그 사랑을 접을 수 없으니
앞으로도 내내, 어쩌면 영원히 자신은 개자식이 될 터였다. 그의 눈에서도 눈물이 쏟아진다.
“미안해. 미안해 유라야. 그냥 그 아이, 지용이가 보고 싶어. 다른 건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아닌 거 아는데, 안 되는 거 아는데, 당신한테 이런 말 참 잔인할 거 아는데, 포기가 안 돼.
내가 미쳤지 하면서 당신이랑 아이들 보고 마음을 다잡아도 자꾸 생각나는 걸 어떡해......“
Title : 이방인 Song By : 바비 킴
너와난 모두 외로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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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당신이라면 그랬을 것이다. 개그맨이 되기로 마음먹은 뒤, 잘 다니던 직장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정리한 당신이라면, 잘 나가던 개그 프로를 정리하고 예능프로로 전향한 뒤,
무한도전을 만나고 그곳에서 자리 잡을 때까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포기를 모르던 당신,
늘 농담하듯 ‘결혼 준비해야지.’라고 말했어도, 나와 만나기시작하면서부터 그 어떤 누구도,
제 아무리 인형 같은 여자 연예인이라도 곁눈 한번 주지 않았던 당신이라면 그랬을 것이다.
성별을 떠나서, 당신의 마음이 다른 누구에게 흔들린다는 사실을 자각한 순간부터 부단히도
괴로웠을 것이다. 그 마음을 받아들이기까지 당신이 치러야 했을 스스로와의 전쟁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뻔뻔한 척, 당당한 척 맡은 캐릭터를 소화해내면서도 카메라가 꺼지고 나면
행여 촬영에 민폐라도 끼쳤을까 주눅이 든다는 당신이아니던가. 그런 당신이 스스로 선택한
사람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또 다른 누구를 사랑한다고 말해야한다면 그 얼마나 괴로울까.
바람을 피운 대개의 남편들처럼 뻔뻔하지도, 작정하고 나쁘지도 못한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내 말대로 GD를 만나지 않고 버티는 일, 내가 거침없이 쏘아대는 화살을 고스란히 받는 일,
그렇게 바보처럼, 답답할 만큼 우직하게 견뎌내는 일이었으리라. ‘내가 왜 아파야 하는데??’
날선 마음을 품다가도 기어이 내가 쏜 화살에 스스로 주저앉게 하는 지독한 진심이었겠지.‘
유라는 별일 아닌 것처럼, 흐르는 눈물을 슥 닦아내고 한 달 만에 남편의 얼굴을 마주본다.
“GD, 그 사람 병원에 있다더라. 잘 먹지도, 제대로 자지도 못했나봐. 그랬겠지. 당신말대로
볼 수만 있어도 충분한데 그마저도 못하게 됐으니까. 그런데 말이야 잘 못 지내고 있다니까
조금은 봐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나랑 당신은 이렇게 만신창이인데 보란 듯 잘 지냈으면
정말 약 올랐을 거야. 어쩌면 당신을 비웃었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너도 진심이구나 싶으니
기가차고 승질이 나면서도 이해되더라. 나도 미친년이지.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니?“
“유라야, 굳이 말해주지 않아도 돼......” 아내의 두 눈에 일렁이는 슬픔이 죄책감을 부른다.
‘내가 지금 뭔 짓을 하는 건지.’ 그는 차마 그녀의 얼굴을 마주보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먹지도, 제대로 자지도 못한 것 같다‘는 지용을 한시라도 빨리 만나
안아주고 싶은 마음을 누를 수는 없었다. “데려다줄 테니까 보고와. 내 마음 변하기 전에.”
아내의 말에 머리는 아니라하는데 가슴은 뛴다. 이로써 자명해졌다. ‘내가 널 원한다는 것.’
습윤한 밤바람과 함께 깊어가는 저녁, 병원옥상에 딸린 간이정원 벤치에 앉은 지용은 텅 빈
시선으로 제 눈앞의 사랑 초를 좇는다. 환한 대낮이면 그 햇살을 따라 꽃망울을 틔우다가도,
빛이 사라진 밤이면 만개했던 제 몸을 움츠린다는 꽃. 생명력이 강하여 사시사철어디에서나
살아남는 식물이라 했다. 햇살만 있으면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그저 햇살이면 차고 넘치는
모양이 꼭 ‘너를 닮았다’며 햇살만큼이나 환하게 웃던 누나의 얼굴위로 형의 얼굴이 겹친다.
그때 누나는 알고 있었을까. ‘나의 햇살이 음악도, 팬도 아닌 사랑하는 사람이 되리라는 걸,
그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그의 걸음만을 좇다가, 그 사람이 사라진 이곳에서 이처럼 컴컴한
마음으로 그의 흔적만 좇게 되리라는 것도. 숨 쉬는 것도 고통스러울 만큼 그이가 그리워서
눈감고 잠든 밤이면 차라리 이 세계가 끝나기를 바라게 되리라는 것까지.‘ 지독하게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상념의 끝에서 지용은 신경질적으로 제 팔에 꽂혀 있던 링거 바늘을 빼낸다.
“형, 보고 싶어. 보고 싶으면 안 되는데, 볼 수도 없는데 어쩌자고 이러는지 나도 모르겠어.
마음을 잘라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면 그냥 죽어버리든지. 이깟 링거 맞아 뭐해.
기운 차리고 일어나면 뭐해. 나는 빈껍데기가 됐는데. 곡을 쓰고, 노래를 부르고, 무대에서
뛰어다녀도 난 행복하지가 않을 것 같아. 나는 두 번 다시 행복할 수도 없을 것 같아......“
주사액이 뚝뚝 떨어지는 바늘을 시멘트 바닥에 내동댕이친 지용이 옥상 난간에 매달린 채,
붉은 헤드라이트 불빛이 찬연한 도로를 내려다본다. ‘아득히 멀어서 형체도 분명하지 않은
지상 어딘가로 나를 내던지면 그 끝에서 마침내 그 사람을 보게 될까. 그때서야 웃어볼까.‘
“형, 나를 죽이든, 형을 원하는 내 마음을 자르든 하나는 해야 하는데. 전자가 빠르겠지?”
눈물이 앞을 가려 시야도 분명치 않은 상태로 더듬더듬 난간을 밟고 올라선 지용이 날개를
펼치듯 양팔을 벌리고 두 눈을 감았을까. 일순 전신을 훑고 지나던 바람의 균형이 깨어지며
제 몸이 반대방향으로 쏠리나 싶더니 푹신하고 따뜻한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너 미쳤어?”
동시에 귓가에 스미듯 꽂히는 세 된 음성, 제 가슴을 성마르게 흔드는 손길에 눈이 떠졌다.
놀라다 못해 새하얗게 질려있는 얼굴이지만 꿈에서라도 만나고 싶었던 단 한사람의 모습이
바로눈앞에 있었다. 지용은 무의식중에 손을 뻗으며 배시시 웃는다. “여기가 천국 인가요?”
행여 놓칠세라, 형돈의 팔을 붙든 지용이 읊조리듯 겨우 한마디를 건네고 정신을 놓았을까.
탈진에 영양실조, 신경쇠약까지 겹친 환자인 지용이 간병인을 따돌리고 옥상에 올라갔다는
사실을 듣자마자 미친 사람처럼 달려온 길. ‘조금 늦었다면 영영 너를 잃었을지도 모른다.’
그 가정만으로도 온몸의 피가 다 마르는 것 같다. 지용을 안은 그의 두 손이 덜덜 떨렸다.
“지용아. 형이 잘못했다. 다 잘못했으니까 이러지 마라. 아프지 마. 이제 아무데도 안 갈게.”
이 사진은 지용이(G-Dragon)의 인스타그램에서 가져왔습니다.
전부를 걸고, 전부를 받고 싶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사람 마음이니 당연히 같을 줄 알았죠.
헌데, 사람마음이라 결코 같을 수 없음을 깨닫고 나자 참으로 허했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당연한 것을 가슴으로 느끼고 나서 그 빈자리에 부는 바람은 참 서늘하기도 하다 싶었어요.
쓰다 보니 세부 스토리가 바뀌긴 했는데 (지용아가야 미안해. 누나가 너를 난간에 세웠네.)
전체적인 흐름이 변한 것은 아니고 (Je te veux=너를 원해) 주제에 충실하려 애썼습니다.^^
세상무엇도 쉽거나 만만한 것은 없지만 사람, 혹은 사랑은 더욱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꿉니다. 전부를 걸고, 전부를 받을 수는 없더라도. 그렇다고 해도.
기꺼이 내 모두를 걸어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하고, 뜨겁게 이별하고, 뜨겁게 살아가는 꿈을.
바보 같을 만큼 ‘사람이 가장 귀하다고 믿는, 사랑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 믿는 사람으로.’
어떤 순간에도 제 중심이 흔들리지 않도록 저를 붙잡아 주시는 귀한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덧말: 진이언니 3시간 지났지만 생일 한 번 더 축하해요.(요고 쓰느라 기절하는 줄 알았음.)
-2014년 07月 14日 Am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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