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y's Life/그녀의 나날

[할 수 없는 일] 그 사람을 잊는다는 것.

Betty1983 2016. 8. 11. 15:39







그 사람이 보고 싶어요.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미쳤다는 거, 제정신이 아니라는 거 알지만 그냥 보고 싶을 뿐인데 뭐 어쩌겠어요.

재테크 관련 서적을 읽고, 갖은 명언을 방벽에 붙여놓으면서 한 가지만 생각하자고 열심히 나를 다독여도,

이름 모를 병에 걸린 듯 자꾸만 그 사람이 떠오르고, 생각이 나다가, 결국 보고 싶어지는 걸 어쩌겠어요.


당신의 말대로 그런 이야기를 다 해놓고,

찾아오기는 커녕, 연락 한통도 없었다면 '도대체 무슨 사이'가 아니라,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결론이 나지만,

그 사람은 남극에, 나는 북극에 사는 것처럼 우리는 멀고 먼 사람들이라 누군가 움직이지 않는 한 만나질 리 없지만,

내가 그 사람에게 철저히 속았거나, 완전히 무시당한 거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결론 앞에서 피가 거꾸로 솟았는데도,

시간이 흐르니, 아니, 시간이 흐를수록 그 사람이 생각나고, 생각나다 보고 싶어지는 걸 난들 별 수 있겠어요.


그 사람의 연락처를 모르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사람이 나를 찾을 리 없다고 몇 번씩 되 뇌이는데도, 난생 처음 끝이 아닌 것 같은 이 느낌에 혼란스럽습니다.

누군가와 인연이 다하면 마음의 부침이 가라 앉는데는 시간이 필요할지언정 그 사실은 바로 받아들이는 편인데,

'침묵'이라는 무엇보다 확실한 대답 앞에서도 나는 문득 그 사람을 떠올리고, 생각하다, 보고 싶어하니까요.


더 재미있는 건 말 이예요. 

그 사람을 본다고 무얼 어쩔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내가 뭘 어떻게 해보겠다는 그 흔한 욕심도 없다는 거예요.

바보 같죠? 알아요.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어쩜 이렇게 바보 같을 수가 있는지 나도 어이가 없을 지경인 걸요.

아무리 내 마음이라지만, 가슴이 시키는 일을, 그냥 보고 싶을 뿐인 이 마음을 어쩔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웃고 있는 사진 몇 컷, 태연한 척 평이한 대화를 주고 받는 것으로 나를 속이는 일을 언제까지 해야 할까요.


이대로 두면, 애써 모른 척이라도 하면 이 마음도 조금씩 옅어질까요.

이렇게라도 버티면 내가 웃는 게 정말로 웃는 게 되고, 행복하고 싶은 꿈같은 나의 바람도 언젠가는 현실이 될까요.

내가 욕심이 많은 건가요. 이다지도 푸르른 하늘, 눈물겹도록 환한 햇살 아래서 다만 그 사람이 보고 싶을 뿐인데,

그 모든 이유들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이 내 삶에, 내가 그 사람의 삶에 살게 되기를 이처럼 바랄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