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며칠 째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다.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면 의자에 주저앉아 멍청히 TV를 쳐다보다가 12시가 넘고나서야 씻고 운동용 바이크를 타는 거다.
(정말 하기 싫지만 안 그래도 늘어난 몸무게가 더 불어 관절에 무리를 주면 안 되니 유산소를 한답시고 억지로 움직인다.)
마음을 다잡고 집중하면 책은 충분히 읽을 텐데 그마저도 귀찮고 업무 중에는 졸음을 쫓느라 커피를 사발로 들이킨다.
(페이를 지불하고 규칙적으로 다니는)요가수업만 아니라면 운동에 대한 자각도 없이,
본인의 상태가 어떤지도 모르고 그대로 침대에 널브러진 채 아닌 말로 관 짜고 땅에 묻힐 날만 기다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이어트와 스트레스 때문인 것 같은데)탈모가 와서 눈에 띄게 머리칼이 빠지고 숱이 줄어 '치료를 해야 하나.'고심하고,
(뛰기는 관절에 무리를 주는데다, 더구나 바른 자세를 취하지 못하는 나는 고관절에 통증을 유발해서 좋을 리가 없지만)
(9시든, 10시든 저녁을 챙겨 먹고)실내 바이크 대신 뛰기를 하면 유지는 될까 싶어서 간밤에는 별 보며 뜀박질도 했다.
요가를 끝내고 와서 그 시간에 식사를 하고 바이크든 뜀박질이든 하고 나면 멍해서 글도 쓰지 못하고 집도 치우지 못한다.
(수업은 오늘 종료 됐지만)브런치 수업자료를 정리하는 일도 2주는 밀린 상태인데다 사수까지 바쁘니 일이 늘어 곤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이정도 글을 적는 것도 1~2시간 정도 소요되는 일이라 만만치 않은데 인터넷까지 말썽이다.
정말 진심으로,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아도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인간이 나인데 적고 보니 나름 치열하다.
그게 무엇이든 한 가지를 얻으면 한 가지를 잃는다는 생각.
1/2디카페인 대신 5Shot 커피를 마시면 입에는 맞지만 위장염이 도지고, 아메리카노 보다 믹스가 맛있지만 뱃살이 늘고,
먹고 싶은 대로 섭취하면 몸무게가 늘고, 식단조절을 하면 라인은 예뻐지지만 머리카락이 빠지는 어쩌지 못하는 아이러니.
요가를 하면 몸의 통증이, 유산소를 하면 복부지방이 줄겠지만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나.'싶을 만큼 힘드니 어쩌나 싶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답은 다 때려치우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러면 정말 산송장이 될까봐 망설여진다.)
돌이켜 보면(꼭 대단한 결정이 아니더라도)삶은 늘 선택의 연속이라서,
원하든, 혹은 원하지 않든(더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까지 포함해서)나는 늘 무언가를 선택하고 그 결과를 감당해 왔다.
오늘 내가 바라는 건 단 하나, 그 선택이 옳은 것이든, 설령 그른 것이라 할지라도 그 결과가 나를 좋은 길로 인도하기를,
무엇도 선택하지 않는 순간조차 무엇을 선택하며 치열하게 버틴 내가 부디, 끝까지 걷고, 또 걸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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