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다음 헤피데이님의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모르지 않았다.
지용이, 너라는 아이가 내 눈에 들어왔던 그 순간,
내 마음의 자락마다 지용이 네가 성근 모래알처럼 밟히던 그때,
'이 마음이 나를 흔들어놓고 말 것을 예감했어도.
커피가 테이크아웃 되기를 기다리는 잠시의 시간,
무심하게 거리를 지나치는 찰나의 순간마저도 이 아이를 생각하는 내가,
지용이를 생각하다 손에 든 밥그릇을 떨어뜨리기도 하는 나를 보는 일이,
지용이, 이 아이에게 향하는 내 마음을 멈춰야만 한다는 무언의 신호처럼 느껴진다.
방송국에 음향 설비를 하는 고객들이 방문하기라도 하면,
또박또박, 단정한 얼굴로 기술 설명을 하던 나는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리고,
혹시 'G-Dragon, 지용이를 보신 일이 있느냐.'고 상기된 표정으로 묻는 나.
(그럴 때면'너 정말 미친 거 아니니?'라고 되묻고 싶어지기도 한다.)
지금 쓰고 있는 글 때문이라고, 글이 끝나면 곧 시그러질 거라고 나를 달래고,
그냥, 주위 분위기에 휩쓸린 것뿐이라고 나를 다잡아 봐도,
무엇을 어쩔 것도, 어쩔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 나는 이 아이에게 기울어지고 있다.
솔로 콘서트를 가겠다고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 것도,
YG Shop에서 지용이 관련 아이템들을 무한정 사재기 한것도 아니니 괜찮다고 우겨 봐도,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면,
나는 G-Dragon이라는 사람을 '우리 지용이, 우리 아기'로 부르고 자빠져 있는 것이다.
(아빠는 나를 '공주'라고 불렀고, 엄마는 종종 '내 새끼'라고 불렀지만 아기라는 특칭은 나도 들어본 역사가 없다.)
내가 G-Dragon에 대해서 뭘 안다고, 언제부터 알았다고, 나랑 무슨 상관이라고,
이 아이가 외롭거나 말거나, 아프거나 말거나,
나 하나도 버거워하는 나라는 사람이 정작 상대는 알지도 못하는 오지랖을 부려대고 있는지.
차라리 무대 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서있는 G-Dragon에게 빠질 걸,
차라리 '천재' 소리를 듣는 뮤지션의 후광에 눈이 멀어버릴 걸,
아니면 '엄친아'라고 칭해도 손색없는 외향과 조건에 눈을 돌릴 걸 그랬다고 몇 번을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런 것들은 내 눈과 마음을 잠시 미혹할 수 있을지언정,
종내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0원짜리 주식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내가 취했을 때처럼 아무런 미련없이 버리고 돌아설 수 있을 테니까.
'썅, 지랄, 젠장, 빌어먹을.'
내가 아는 최고의 육두문자를 죄다 나열하고 달아날 구멍을 찾으면서,
'권지용, 나를 완벽하고, 완전하게 실망시키고 절망하게 해보라.'고 눈을 부릅뜨다가도.
영혼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만 같은 이 아이의 갈색 동공을 마주하는 순간,
그 눈 속에 들어 있는 외로움의 빛깔과 슬픔의 무게를 읽어버리는 그때,
지용이, 네가 알거나 모르거나,
나라는 사람이 너에게 건네주었던 '약속'을 기억하고 마는 것이다.
꽃 같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용이, 너라는 아이를 지켜보겠다던,
찬란하게 빛나는 G-Dragon의 뒤를 따르는 인간 권지용,
지용이 너의 그림자까지 아껴주겠다던 그 약속의 무게, 영혼의 무게를.
그리고 또 다시 혼자 툴툴거린다.
'권지용, 지용이 너 절대, 두 번 다시, 그런 미소는 짓지 말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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