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귀는 지용이(G-Dragon)의 인스타그램에서 가져왔습니다.
세상 그 누가 뭐라 해도 당신을 지켜내는 일,
끝내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것.
당신,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단 하나의 이름.
-無題 : Betty-
마냥 예쁘장하게, 방긋방긋 아이 같은 웃음을 지을 것 같던 지용의 두 눈이 가늘어지다못해,
세모꼴로 변한 것은 한순간의 일이었다. 뾰로통한 입술에서 무시무시한 투정이 터져 나온다.
“왜 나한테는 사랑한다고 못해주겠다는 건데? 주간아이돌에서 여자 아이돌들만 나왔다하면
헤벌쭉 입이 벌어지다 못해 볼이 터질 것 마냥 좋아 죽더니 고새 딴 마음 먹고 있는 거예요?“
"딴마음? 그게 뭔데? 맛난 야식도 아닌데 내가 그런 걸 왜 먹어. 그런 뜻 아닌 거 알잖아.“
시선은 코미디 프로에 고정한 채 연신 팝콘을 우물거리며 낄낄거리는 도니의 모습을 보자니
지용은 절로 울화통이 터지고 있었다. 안 그래도 주간아이돌 촬영을 할 때면 항상 아이돌과
요상한 러브모드를 형성하는 그 때문에 열이 오르기도 했다 “이렇게 나오겠다 이거죠......”
앙큼한 장난을 치려는 꼬마처럼 눈을 빛내며 의뭉스럽게 웃던 지용이 제 곁의 도니를 향해
거침없이 팔을 뻗친다. 지용의 완력에 팝콘 통을 끌어안은 채 벌러덩 소파위로 자빠진 그가
그제야 사태를 파악하고 몸을 움츠리지만, 지용은 이미 배 위에 올라탄 채 씩 웃고 있었다.
“야, 권지용! 너, 너는 사, 사랑 뭐 그딴 걸 꼭 말로 해야 아냐? 애들도 아니고, 유치하게.”
“애들? 유치? 형 정말! 좋아요. 오늘 상 남자가 뭔지 제대로 보여줄게요. 유치의 끝장 판은
앞으로 두고두고 시연해줄 테니 화끈하게 당해 봐요. 이번에는 닭 탈 열 개 써도 안 봐줘!!“
“권, 권지용!” 도니의 비명 같은 외침은 한 치의 틈도 없는 지용의 입술에 그대로 덮여졌다.
처음에는 있는 힘껏 입술을 맞대는 정도에 머무르던 것이 과감하게도 입술을 핥는가 싶더니
급기야는 자신의 입속으로 거침없이 유영해 들어왔다. 저를 강하게 옭아매는 연인의 체온이
그의 정신을 아뜩하게 만들었다. ‘장난기 쏙 뺀 스킨십’ 아무래도 단단히 작정한 것 같았다.
입술은 여전히 제 입술 위에 포갠 채, 자신의 후줄근한 티 속으로 들어온 지용의 손가락은
불에 덴 듯 뜨거웠다. 과감하지만 은밀한 터치에 자신의 이성도 날아가기 일보 직전이었다.
귓바퀴를 잘근잘근 씹던 지용의 입술은 이제 목덜미를 지나, 가슴팍까지 닿을락 말락 했다.
“지, 지용아, 자, 잘못했어. 상 남자라는 거 인정할게!! 유치하단 말도 취소할게. 제발......”
“제발 뭐요? 그 뒷말을 해야죠. 내가 듣고 싶은 말, 당장 말해요. 아니면, 안 멈출 거예요.”
한 문장을 쏟을 때 마디마디 끊어서 힘주어 발음하는 것은 지용의 또 다른 경고방식이었다.
지금이 아니면 멈출 수 없다는, 이 순간이 지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처음이자 마지막 신호.
반 울상이 된 그는 지용의 완력에 짓눌린 양팔을 버둥거리면서 반 강제인 고백을 쏟아낸다.
“사랑해. 사랑한다고! 치킨보다, 팝콘보다, 잘생기고 예쁜 아이돌 한 트럭이 와도 안 바꿔.”
Title : 썸 Song By : 소유&정기고 (feat. 릴보이 Of 긱스)
가끔씩 나도 모르게 짜증이나 |
자신의 말에 한쪽 입 꼬리를 슬쩍 올리는가 싶던 지용이 금세 정색을 하며 고개를 젓는다.
“아니야. 영혼이 없잖아요!! 그 말은 못 들은 걸로 할래요. 진심이면 대외적으로 인증해요.”
“뭐, 뭘 하라고? 이딴 소리를 동네방네 떠들라고? 너 제 정신이야? 너랑 나랑 엮이면......”
“이딴 소리? 이딴 소리가 어떤 소린데요? 사랑하는 사람한테 고백하는 게 뭐가 어떻다고!
나랑 엮이는 게 그렇게 싫어요? 아, 형은 내가 창피한 거구나. 차라리 솔직해지지 그래요?
너 사랑한 적 없다고, 완전 성가시고 귀찮다고. 형 인생에서 꺼지라면 그렇게 해주지. 뭐.“
‘아이고, 나왔다. 저 억지.’ 방금 전까지 온몸을 간질간질하게 만들던 깊디깊은 갈색 동공에
화보 촬영할 때나 나올법한 미묘한 광기(光氣)가 번득였다. 반드시 뽑아야하는 컷이 있거나,
그날 안에 마쳐야 하는 곡 작업이 있을 때, 곧잘 표출되는 눈빛이었다. 지용이 저런 식으로
나오면 원하는 것을 얻고야 만다는 걸, 무언가를 얻어야만 상황이 종료된다는 걸 의미했다.
“지용아, 형 말뜻은 그게 아니고 네가 나랑 엮이면 이슈가 워낙 커지니까 너 또 힘들까봐."
"내가 형한테 언제 힘들다고 말한 적 있어요? 형이 나 힘든 거 봤냐고요!! 형이 힘드니까,
형이 싫으니까 그러는 거잖아요. 왜 나한테 뒤집어 씌워요? 싫으면 싫다고 하면 그만이지,
왜 이리 사설이 기냐고!! 나 안 사랑하니까 그러는 거잖아요. 귀찮으니까 떼버리려고......“
“아! 진짜!! 권지용 너!!! 형 속 터져 죽는 꼴 볼래? 왜 사람 말을 있는 그대로 듣질 않냐?”
“다 필요 없어. 형은 날 사랑하지 않으니까 인증해주기도 싫은 거야. 다 싫어. 다 싫다고!!”
투정치고는 거세고 발악치고는 꽤나 귀여운 억지를 쓰던 지용이 급기야 그 자리에 주저앉아
발을 구르며 울기 시작했다. 이럴 때보면 자신이 이때껏 알고 있던 지용은 ‘누구인가'싶었다.
하지만 아이가 떼를 쓰기 시작하면 버르장머리를 고치든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던가, 둘 중
하나를 하지 않는 이상, 전쟁 같은 상황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였다.
‘권지용, 네가 쌍둥이들 보다 더한 건 아냐. 어쩌다 내가 너한테 코가 끼어서.’ 도니는 반쯤
포기한 얼굴로 지용의 곁에 함께 주저앉았다. 좀 전까지 상 남자를 표방하며 불타는 눈으로
자신을 쥐락펴락 하던 지용의 모습은 간데없고, 사랑에 목이마른 아이만 남겨진 것 같았다.
‘이 모습도 사랑스러우니 내가 미친 거지.‘ 도니는 아무 말 없이 지용을 끌어안고 다독인다.
“지용아, 형한테 지용이 밖에 없는 거 알잖아. 사랑해. 사랑한다고. 그러니까, 그만 울어라.
너 울면 형 마음 아프다고 했던 거 벌써 잊어버린 거야? 미안해. 미안해. 무조건 잘못했어.
지용이가 원하는 건 다 할 테니까 인증 할아버지라도 할 테니까 우리 지용이 그만 뚝 하자.“
“어떻게 인증해 줄 건데요? 언제? 몇 월, 며칠, 몇 시, 몇 분에? 이왕 하는 거 당장하자!!”
‘헐!!’ 불과 몇 초 전까지 자신의 품에서 딸꾹질까지 해가며 울던 녀석이 맞나 싶어 저절로
입이 벌어졌다. 해맑기가 화창한 날씨 저리가라 할지경인 말간 눈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
채 마르지 못하고 눈 꼬리 끝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눈물방울만 아니라면 좀 전까지
발을 구르며 대성통곡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벙 찐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는
도니의 시선을 느낀 지용이 그의 목을 끌어안고 까르르 웃는다. ‘어휴, 이 자식을 확 그냥!’
메신저 창을 째려보기를 한참, 도니의 얼굴에는 식은땀마저 흘러내렸다. ‘뭐라고 말하지??’
무한도전에서 선거특집이 시작된다는 소식을 접한 순간부터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표해오던
지용이 와이지 최측근 이미지 메이커부터, ‘형의 트레이드마크.’라며, 국내에는 있지도 않은
돼지 인형을 사서 안기고 ‘왜 나한테는 지지해달라고 하지 않느냐'며 바가지를 긁은 덕이다.
시간을 끌면 삐질 것이 분명했고, 평소에는 푸른 초원 위 한 마리 양이 형님하고 갈 정도로
유순한 지용이지만, 심술이 돋으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라 결국 자신만 피를 볼 게 뻔했다.
난처해할 자신을 배려해 묵과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대외적인 고백도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비무장지대 같은 지용 덕분에 그의 머릿속은 지뢰밭이었다. ‘권지용! 이 화약고 같은 자식!!’
만사를 자포자기 해버린 그가 드디어 문자판을 꾹꾹 누른다. “지용아. 형한테 한 표. 콜??”
“그건 제 마음이죠. 결정 되면 말씀드릴 게요.” 기다렸다는 듯 득달같이 답문을 날리면서도
그 흔한 웃음 표시, 물결 표시하나 찍지 않는 단답형의 대답에 그는 울화통이 터지려 했다.
‘아니 이게! 사랑을 하네 마네 사람 잡을 땐 언제고 시크도도한 척이야? 진짜 줘터질라고!’
열이 받아서 힘껏 끌어당긴 입매가 떨렸다. “니 맘속에 진실 된 마음을 표현하라는 거지...
강요 같은 거 안 하는 거 알잖아? ㅋㅋㅋ“ 자신도 모르게 조바심이 나서 세 개의 메신저를
날릴 때까지 아무런 답신이 없던 지용이, 곧 뒷목 잡을 답을 날려 왔다. “이거 강요잖아요”
‘헐!!’ 심지어 이제는 문장의 끝에 점도 없었다. ‘너도 한 번 당해봐라.’ 그는 잇새를 물었다.
“아니죠. 지용씨... 사랑한다고 말했던가? 사랑해요 지용씨~♡ ㅋㅋㅋ" 예상대로 약 6분간
지용의 메신저는 아무런 응답도 보내오지 않았다. ‘자식, 이렇게 고백할 줄은 몰랐을 거다.’
그는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은 기분에 핸드폰을 회의실 책상에 던지고 커피를 마시러 간다.
그로부터 8분 뒤 ‘아악!!’하고 외마디 비명을 지를 일이 벌어지게 되라고는 상상도 못한 채.
“저는 정형돈을 지지합니다 이렇게 할게요” 생각지도 못한 그의 고백에 답신을 찍는 지용의
손끝이 떨렸다. 자신이 생난리를 부렸으니 ‘언젠가는 대외적으로 고백해 주리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적절한 타이밍에 핵폭탄 급 발언을 입 밖으로 내줄 줄은 몰랐다. 지용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캡처를 서둘렀다. 그것도 고백부분에는 ‘정형돈, 도니, 무한도전, 무도, 행쇼’ 따위의
해시태그를 줄줄 달아서 말이다. 세상어디서든 ‘당신은 내 사람’이라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설령 자신의 이 선택이 ‘미쳤다’는 가벼운 단어하나로 매도된다 해도 상처받지 않을 것이다.
세상 그 누가 모두를 이해시킬 수 있을까. '모두의 사랑을 받고 싶어 몸부림치던 한때의 나,
그런 까닭으로 뼈저리게 외로웠던 나는, 이제 나를 속박하던 것들로부터 온전히 자유롭다.
당신의 존재가 내가 불가능하다 믿어온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테니. Love Made Me Do It.’
(위 작품은 해피데이님의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이웃님들께서 두 아이의 소식에 기뻐하시는 사이, 저는 생각했습니다. (이걸 어떻게 쓸까.)
두 아이가 예쁘게 조우한 것이 실로 오랜만이니 반가워서 방방 뜰만도 한데 ‘멍’하더라고요.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나 좋은 일, 혹은 나쁜 일이 생겨도 담담히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예쁜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픈 이야기는 쓸 수가 없어서 번외를 적게 되었는데요.
여기서도 제 똘기의 일부(?)가 터진 덕분에 황당하실 수 있다는 이야기 먼저 올립니다. ^^;;
(제가 엉뚱한데서 빵 터지는 경우가 있는데 번외를 쓰면 그 기질이 어김없이 튀어 나와요.)
두 아이가 주고받은 메신저의 내용은 본편에서도(다른 방식으로)쓰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만약 쓰게 된다면 이 글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날 것이라 아직은 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그저, 한 번 즐겁게 웃고 넘겨주시면 번외 편의 몫은 다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年 05月 11日 Pm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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