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울고 있어요.'
내 글을 누가 읽는지, 누가 읽어주기는 하는지 나조차도 확신할 수 없었을 때,
당신은 예고 없이 떨어지는 아름다운 해성처럼 그렇게 내 앞에 나타났습니다.
당신께서 눈물 흘리시는 이유가 어쭙잖은 내 글줄 덕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데,
꽤 한참을 멍했던 그 기억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네요.
제가 글을 잘 쓰거나, 혹은 못 쓰는 사람이더라도 늘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글을 쓰고 싶었다는 것,
한편으로는 그것이 터무니없는 욕심인 것을 알아서,
그저 나의 최선을 다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던 그때, 당신께서는 내게 답해주셨던 거지요.
'내가 향하는 방향이 틀리지 않았음을, 더디게나마 옳은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을요.
단 한 마디 말로 나의 오랜 의문과 허기를 채워준 당신이
또 다시 내게 선물을 보내왔습니다.
평소에는 거의 절식하다시피 하며 지내지만 사실은 주전부리를 참 좋아하는 나,
좋아한다는 것에서 시작한 순수한 열망이 욕망으로 바뀌는 순간의 폭발하는 에너지가 두려운 나.
그런 까닭으로 스스로가 사랑해마지 않는 것들로부터
늘 한걸음쯤 떨어져 있는 내게 '괜찮다.'고 속삭여주는 것만 같았지요.
어쩌면 나라는 사람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맑지도, 그닥 다정하지도 않을지 모르는데
나를 웃게 해주고 싶다던 당신의 그 말 한 마디가 떠올라 나는 또 뭉클해집니다.
모두에게 사랑 받고 싶었던 한때의 나를 놓아버렸을 때 비로소 내게 찾아왔던 평안은,
그마저도 잊어버린 오늘, 당신을 통해 뒤늦은 답신을 보내왔던 거지요.
고백컨데 나는,
더는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지도, 또 누군가에게 잘하고 싶지도 않았거든요.
그저, 혼자 있는 순간의 쓸쓸하지만 더 없는 평온이 게속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것이 설령 살아있는 자의 무덤이라 해도 나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당신의 진정은 내가 잊고자 했던 나의 본연(本然)을 불러왔습니다.
누군가에게 지나치게 마음을 쏟을 필요는 없어도,
나 스스로를 져버릴 이유 또한 없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당신의 정성과 진심이 묻어나는 편지에서,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는 그에게로 가서 꽃이 되었다는 시의 한 구절처럼,
따스하게 나를 불러주는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았습니다.
누구보다 시원스러운 목소리와 유쾌한 웃음소리를 지닌 당신,
세상만사 좋은 게 좋은 것이고 어지간해서는 다 괜찮다고 말하는 나라도.
우리 서로 말은 하지 않아도,
서로가 숙명처럼 지고 가는 삶의 무게가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그런 일은 없기를 바라지만,
혹여라도 당신의 삶이 버겁게 느껴지는 그런 날이 온다면,
당신께서 내게 그러하셨던 것처럼, 내가 당신께 힘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내게 그러하신 것처럼,
그렇게 나 또한 당신께 꽃 같은 사람으로 피어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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