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말을 걸다] 그리움의 노래. 옛날의 불꽃 作 : 최영미 잠시 훔쳐온 불꽃이었지만 그 온기를 쬐고 있는 동안만은 세상 시름, 두려움도 잊고 따뜻했었다. 고맙다. 네가 내게 해준 모든 것들에 대해 주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당신은 나의 위로였다. 너무 오랜 세월 이룰 수도 없는 마음을 품고 그 사람의 행복이 곧 나.. Betty's Review/시(詩)의속삭임 2016.12.01
[시(詩)가 말을 걸다] 나 다만, 당신을 기다리다. 서부역 作 : 최문자 옛날에는 동쪽에서 그를 기다렸었다. 난해한 책을 끼고 그가 내려오던 계단을 향해 서있었다. 지금은 세상 전부가 서부 없어진 방향이 그리웠다. 사랑의 절반은 반대 방향에서 기다리는 것 자작나무 숲길을 끝까지 걸어가도 못 만나는 것. 피고도 남은 꽃 위 바람 어디.. Betty's Review/시(詩)의속삭임 2016.11.26
[시(詩)가 말을 걸다] 그리움은 나의 힘. 그리움은 나의 힘 (기형도를 빌려서) 作 : Betty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시간을 갈무리하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깊은 사랑을 앓았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억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으로 하염없이 쏟아지는 빗방울처럼 지칠 줄 모르고 네게만 젖어들었구나.. Betty's Review/시(詩)의속삭임 2016.11.24
[시(詩)가 말을 걸다] 우리, 어디서 무엇이 되어. 저녁에 作 : 김광섭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밤이 깊을수록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이렇게 정다운너 하나 나 하나는어디서 무엇이 되어다시 만나리.어쩌면 기다림은 나의 몫이 아니었는지.. Betty's Review/시(詩)의속삭임 2016.09.02
[시(詩)가 말을 걸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너를 기다리는 동안 作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에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 Betty's Review/시(詩)의속삭임 2016.08.23
[시(詩)가 말을 걸다] 지나가지 않는 것을 기다리다. 가는 것은 반드시 作 : 박찬선 가는 것은 반드시 돌아올 때가 있나니 아주 간다고 생각지 말자. 해질녘 곱게 물드는 노을 속에 그림자 지우며 나는 새들 돌아 아침이면 다시 떠나는 것을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아주 가는 것이 아니라 먼 저편에서도 기원의 손 모으고 있나니 한 송.. Betty's Review/시(詩)의속삭임 2016.08.17
[시(詩)가 말을 걸다] 아픈 데는 없냐고. 눈사람 여관 作 : 이병률 아픈데는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없다라고 말하는 순간 말과 말 사이의 삶들이 아프기 시작했다. 물소리가 사무치게 끼어들었다. 너는 늘 나의 안부를 궁금해한다. (거의 먹지 않고 지내는 것을 못마땅해 하면서도) 운동은 잘 다녀왔는지, 닭 가슴살은 먹었는지, .. Betty's Review/시(詩)의속삭임 2016.06.28
[시(詩)가 말을 걸다] 너를, 혹은 당신을 지키는 방법. 촛불 속에서 作 : 미상 우리는 보았다. 피어나는 젊음을, 흔들리는 시간을. 그리고 함께 나누는 마음까지. 고요히 타오르는 건, 나만의 뜨거움으로 누군가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서다. 진짜 열정은 그런 것. 나는 너를 다치게하고 싶지 않아서 너에게 함께하자고 말하지 못했다. 지나가.. Betty's Review/시(詩)의속삭임 2016.06.14
[시(詩)가 말을 걸다] 먼 길에서 마주친 그대에게. 세상 살면서 作 : 신양란 세상 살면서 어지간한 일로는 등 돌리고 살지 말라. 세상을 한 바퀴 온전히 돌아야만 비로소 그의 얼굴을 마주볼 수 있느니. 만남과 헤어짐이 당연한 세상의 이치라 해도, 나는 이 삶에 그 어떤 얄궂은 순간이 와도 누군가를 보내거나, 혹은 내가 떠나야하는 상황.. Betty's Review/시(詩)의속삭임 2016.05.28
[시(詩)가 말을 걸다] 세계의 끝, 혹은 내 세상의 끝. 귀로 作 : 김경숙 묻고 싶었다 지하철 계단을 마악 내려오면서 문득 생각난 것처럼 이마를 짚으며 붉은 눈을 치켜뜨고 왜 사랑하는지 돌아가야 할 선명한 자리 갖추고 기다리는 보름달 같은 자궁 몸에 배인 아둔함을 가장하며 침이 마르고 가슴이 아련한가를 물어야 했다. 네가 없어도 나.. Betty's Review/시(詩)의속삭임 2016.04.16